TV 좀 그만 보라고요? 10~20대 “TV는 낯설고 불편한 기기”
이소아 기자
일상에서 가장 친숙한 가전이었던 TV가 10·20대에겐 ‘불편한 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전후의 세대를 연구하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13일 발표한 ‘유튜브·넷플릭스 시대 Z세대 TV이용법’ 보고서 결과다.
보고서는 Z세대를 1996~2006년에 태어난 만 15~25세로, 전기 밀레니얼 세대를 1981~1988년에 태어난 만 33~40세, 후기 밀레니얼 세대를 1989~1995년에 태어난 만 26~32세로 구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23일부터 3월2일까지 전국의 만 15세 이상 40세 이하 남녀 중 최근 한 달 내 미디어·콘텐트 이용 경험자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0대 TV이용률 30대의 절반
TV에 대한 거리감은 어릴수록 컸다.
최근 한 달 사이 TV를 매일 이용한 Z세대 비율은 10대 후반이 37.9%, 20대 초반이 45.2%에 그쳤다. 같은 밀레니얼 세대 안에서도 매일 TV를 본 응답률은 후기 밀레니얼은 절반이 안 되는 48.3%였지만 40대에 가까운 전기 밀레니얼은 71.8%로 크게 높았다.
주말에 TV를 이용한 시간을 살펴보면 Z세대는 10대 후반이 2.8시간, 20대 초반이 2.9시간으로, 전기 밀레니얼(4.5시간)보다 1시간 30분 이상 차이를 보였다. 특히 주말에 ‘하루 4시간 이상’ TV를 본 비율은 Z세대가 30% 이하로 전기 밀레니얼(56.8%)의 절반 수준이었다.
‘부모님’과 ‘어렸을 때’ 떠올라
Z세대에게 TV는 현재가 아닌 과거의 기억을 상징한다.
이들은 TV를 떠올리면서 ‘가족’과 ‘부모님’ ‘추억’ ‘올드함’ ‘2000년대’ ‘어렸을 때’를 연상했다. TV가 익숙하거나 편하지도 않다. Z세대 가운데 ‘TV로 보는 게 익숙해서’ TV를 이용한다는 대답은 31.8%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대신 이들은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TV 시청 외에 다른 ‘여가활동’을 위해 TV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인터넷이 되는 스마트 TV를 통해 유튜브 콘텐트를 비롯해 운동·노래·공연·게임 등을 큰 화면으로 즐기기 위해 TV를 이용하는 것이다.
장지성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태어날 때부터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보고 듣고 생활해 온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보다도 TV이용 횟수나 시간이 크게 떨어진다”며 “Z세대에게 TV는 필수품보다 ‘있으면 좋은 엔터테인먼트 기기’ 정도로 의미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TV 좀 그만 보라고요? 10~20대 “TV는 낯설고 불편한 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