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파리에서 한국 드라마를
에펠탑, 노트르담 성당, 루브르 박물관, 베르사유궁, 몽마르트르 언덕…. 이름만으로도 세계인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 랜드마크들이다. 관광 대국 프랑스는 현재 이를 앞세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그중에서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도 쉬지 않고 세계적인 히트작을 만들어 내고 있는 콘텐츠 강국(强國) 한국에 주목하고 있다. 파리에선 한국 영화나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에게 “프랑스로 오세요(Bienvenue en France!)” “예술과 낭만의 나라의 풍광 속에서 촬영하시죠” 이런 제안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로 전 세계 극장들이 문을 닫는 사이 넷플릭스 같은 OTT가 급성장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OTT라는 새로운 흐름을 타고 세계 무대로 직행했다. 수려한 영상, 흡인력 있는 스토리,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한류 콘텐츠는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이미 칸, 베를린, 베네치아, 아카데미가 인정한 수작(秀作)을 배출한 나라 아닌가!
프랑스는 특별히 공을 들여야 하는 5대 콘텐츠 강국으로 미국, 중국, 인도, 브라질과 함께 한국을 선정했다. 특히 코로나 시국을 맞아 특별 전담팀까지 꾸려 한국 제작자들에게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제작비 지원, 세금 환급, 최첨단 스튜디오, 예술가들을 위한 숙소 제공 등 파격적 조건이다. 관광객이 사라진 파리에선 넷플릭스 드라마 ‘에밀리 인 파리’(에밀리, 파리에 가다) 속편과 할리우드 출신 루이 르테리에 같은 스타 감독들이 이미 들어와 촬영 중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이런 유혹(?)에도 프랑스의 방역 상황은 걸림돌이다. 여전히 하루 신규 감염자 1만8000명대를 넘나들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의 관광객 없는 파리가, 게다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의 파리’가, 촬영의 최적기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코로나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코로나는 한때 프랑스의 낭만을 사랑하던 한국과 어쩌면 무덤덤했었던 프랑스의 입장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