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칭 Pick!] 5월의 첫 주말, 봄밤 정주행 추천작
5월 첫 주말 OTT 추천작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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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될땐_Watching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속 화제의 콘텐츠를 발굴, 해설·소개하는 조선일보 ‘왓칭’! 영화·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게 해드립니다. www.chosun.com/watching>
조선일보 ‘왓칭’의 5월 첫번째 주말 추천작은 ①찬실이는 복도 많지 ②섀도우 앤 본 ③썬더포스 ④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데이비드 애튼버러 ⑤범털이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일약 ‘월드스타’로 우뚝 선 배우 윤여정. 그녀가 ‘미나리’ 촬영하기 직전에 연기했던 영화가 바로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다. 영화는 재산도, 결혼도 제쳐 놓고 영화PD로 살다가, 커리어를 올인했던 동료 감독이 갑작스럽게 숨지면서, 40살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노처녀 이찬실(강말금 역)의 이야기를 다룬다. ‘현타’에 빠진 그녀는 만난 지 얼마 안 된 남자를 갑자기 좋아하게 되지만, 연애조차 뜻대로 되지 않는다. 급기야 몸이 허해서 그런지 귀신까지 보게 되는데, 귀신마저 그녀를 위로한다. “당신 멋있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내봐요.” 왠지 영화가 우리에게 하는 말 같아서 뭉클하기까지 하다
윤여정은 이찬실이 사는 달동네 하숙집 할머니로 나온다.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자연스러우면서도 맛깔스런 연기는 일품이다. 늦은 나이에 ‘글을 몰라서 수도세도 제대로 못 내는 게 한’이라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할머니가 쓴 한 줄 시가 이러하다. ‘사랑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은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 짧은 한 문장으로 가슴을 울릴 줄이야. 대수롭지 않게 툭툭 던지는 대사도 콕콕 박힌다. “나는 오늘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어. 대신 애써서 해.” “안고 쥐고 있음 뭐해. 버려야 채워지지.” ‘찬실이’에서 보여주는 숨길 수 없는 내공과 존재감은 진작부터 그의 월드스타 행을 예고한 듯 하다. 찬실역의 강말금도 인상적인 연기력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개요 드라마 영화 l 한국 l 96분
등급 전체 관람가
특징 방황하는 어른이들 위한 잔잔한 힐링타임
평점 IMDb⭐ 6.5/10
◇‘섀도우 앤 본’(2021)
4월 23일 공개와 동시에 미국을 비롯한 70여개 국가 넷플릭스 차트 1위에 오른 판타지 드라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그리샤버스’ 시리즈가 원작이다.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려면 빛의 기적이 필요하단 단순한 전개지만, 충분히 탄탄하고 매력적인 세계관을 보여준다.
전쟁과 어둠으로 찢긴 세계. 힘없고 평범한 고아 출신 병사 알리나가 뒤늦게 자신이 가진 빛의 힘을 발견하고 ‘선 서머너’로 거듭난다. 그를 이용해 권력을 쥐려는 사악한 세력과 싸우며 어둠의 장막을 파괴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원작은 18~19세기 제정 러시아를 모티브로 한다. 주인공은 이웃 동양 국가의 혈통이 섞인 혼혈로 묘사된다. 홍콩 출신의 동양계 배우 제시 메이 리가 주연을 맡았다.
개요 판타지 l 미국 l 시즌1개 l 8회·회당 45~58분
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특징 탄탄하고 매력적인 판타지 세계관의 탄생
평점 IMDb⭐ 8.2/10 로튼토마토🍅 85%
◇썬더포스(2021)
지금까지 이런 여성 히어로는 없었다. 무게감 확실한 그녀들이 수퍼 히어로가 돼, 위기의 도시 시카고를 구한다. 마블과 DC가 평정한 히어로물 세계관에 고개를 불쑥 내민 ‘썬더 포스’는 지난 주 넷플릭스 영화 스트리밍 1위를 차지했다.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면 된다. 부실한 그래픽과 분장 탓에 혹평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지나친 기대없이 보면 ‘킬링 타임’에 제격이다. 묵직한 여성 히어로 콘셉트 자체가 신선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명랑하달까.
개요 히어로물 l 미국 l 107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평점이 최악…그래서 더 궁금한 이 심리는 뭘까
평점 IMDb⭐ 4.4/10 로튼토마토🍅 22%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데이비드 애튼버러(2020)
다큐 명가로 불리는 영국 BBC에서 60년간 자연 다큐 시리즈를 제작해 온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지구기후변화에 관해 던지는 묵직한 조언을 담은 작품. 1926년 출생으로 만 100세를 바라보는 그는 ‘살아있는 지구’, ‘프로즌 플래닛’ 등 누구나 한번쯤 이름 들어봤을 유명 다큐 시리즈의 제작과 내레이션을 맡아왔다. 덕분에 친형이자 유명 배우인 고(故) 리처드 애튼버러와 함께 영국 왕실 수여 기사작위까지 받았다. 그런데 어느날 이 노년의 유명인사가 갑자기 2020년 9월 24일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고, 단 4시간 44분 만에 100만 팔로워를 끌어모으며 관련 기네스 기록마저 갱신했다. 그러나 정작 데이비드가 원한 것은 유명세가 아닌, 자신이 찍은 이 다큐를 홍보하기 위함이었다. 이 다큐에서 데이비드는 무심한듯, 하지만 결코 그냥 넘길 수 없는 숫자들을 툭툭 던지며 알린다. 우리의 지구가 죽어가고 있다고. 생애 동안 지구의 인구가 5배 성장하는걸 직접 눈으로 목격한 그의 말이기에 더욱 무섭게 들린다.
개요 생태 다큐 l 영국 l 1시간 23분
등급 전체 관람가
특징 60년 동안 자연 다큐만 찍어온 할아버지가 경고하는 진짜 지구의 위기.
평점 IMDb⭐ 9/10 로튼토마토🍅 95%
◇범털(2020)
살인미수 혐의로 감옥에 들어간 신입 죄수의 시선으로 바라본 교도소 생활을 그린 영화. 우발적인 폭력사건에 휘말려 교도소에 오게 된 신입 죄수 ‘만희’는 우연히 ‘범털’과 함께 폭력전과자들만 모아놓은 방을 배정받게 된다. 범털이란 교도소 내에서 가장 돈 많고 지적수준이 높거나 소위 ‘빽’이 든든한 수감자를 일컫는 은어다. 반대로 ‘개털’은 돈도, 뒷줄도 하나 없는 일반 재소자를 말한다. 사회에서 온갖 범죄를 저지른 파렴치들만 모인 밑바닥 세계에서조차 ‘금권’을 기준으로 인간에 대한 대우를 달리하는 것이다. 다행히 만희는 수감 초기 같은 방을 쓰는 죄수들과 함께 범털의 그늘 아래에서 평화롭고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런 일상은 곧 범털의 자리를 빼앗기 위한 수감자들 사이 권력다툼으로 위협받게 된다. 과연 신입 개털 만희는 범털, 그리고 깜빵 동기들과 함께 평화로운 교도소 생활을 되찾을 수 있을까?
개요 범죄 영화 l 한국 l 1시간 48분
등급 15세 관람가
특징 교도소 생활마저 돈으로 계급을 나누는 인간 군상을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으로 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