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넷플릭스의 대항마 될까?…CJ ENM 업고 오리지널 콘텐츠 속도
방송 IP 활용한 예능·드라마 제작…극장 동시 개봉 영화 확대
여용준 기자입력2021-04-28 04:30
넷플릭스를 견제하려는 티빙의 기세가 매섭다. 그동안 실시간 방송 중심으로 가입자를 모으던 티빙은 올해 초 첫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을 공개했다. 이후 오리지널 영화와 예능 등을 선보이며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티빙은 웨이브나 왓챠와 달리 대주주인 CJ ENM와 2대 주주인 JTBC의 콘텐츠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행착오를 줄이고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 티빙은 자사의 IP를 활용한 스핀오프 콘텐츠를 출시하는 한편 영화사업부 역시 협력해 극장과 티빙 동시 공개라는 강수를 두고 있다.
티빙의 첫 오리지널 예능이었던 '여고추리반'은 tvN '대탈출'과 '더 지니어스'를 연출한 정종연 PD가 맡았다. 또 지난달 개봉 예정이었던 CJ ENM의 영화 '서복'은 15일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첫 영화가 됐다.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확대를 위해 지난달 이명한 tvN 본부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이명한 대표는 양지을 대표와 함께 티빙을 이끌면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책임진다.
이 대표 선임 직후 티빙은 CJ ENM IP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tvN '놀라운 토요일'을 연출한 이태경 PD는 '놀토'의 스핀오프격인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를 다음달 21일 선보인다.
'아받대'는 '놀토'와 같은 받아쓰기 형태 예능 프로그램으로 슈퍼주니어 은혁, 개그계의 아이돌 이진호, MC계의 아이돌 재재, 그루블린의 수장 라비, EXO 카이, 러블리즈 미주, 골든차일드 장준, 세븐틴 부승관, 최예나가 출연한다.
또 나영석 PD의 예능 '신서유기'도 티빙 오리지널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캠프'로 돌아온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조규현, 송민호, 피오 등 '신서유기' 오리지널 멤버들이 출연해 봄 캠핑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tvN 드라마 '마우스'의 스핀오프 '마우스: 더 프레데터'도 티빙 오리지널로 28일 방송된다. '마우스: 더 프레데터'는 주인공 이승기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재구성한 2부작 드라마다.
이 밖에 JTBC에서 23일부터 방송한 드라마 '언더커버'도 티빙에서 독점 공개하고 있다. '언더커버'는 본인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남자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지진희, 김현주, 허준호, 정만식, 이승준,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JTBC는 티빙 지분투자 이후 '백종원의 사계', '유명가수전 히든트랙' 등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서복'에 이은 극장-티빙 동시공개 영화도 준비되고 있다. 지난 19일 촬영에 들어간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이광수, 서강준, 김영광, 고성희, 이진욱, 이규형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넷플릭스 역시 지난해 매출보다 1000억원 이상을 더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선보인다. 지난 2월 넷플릭스는 온라인으로 콘텐츠 로드쇼 'See What’s Next Korea'를 통해 올해 선보일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공개했다.
그 첫 번째 주자로 다음달 14일 이제훈, 탕준상 주연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를 공개한다.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와 그의 후견인 상구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드라마 '엔젤아이즈', '꽃보다 남자'를 쓴 윤지련 작가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엄마의 공책', '거울속으로'를 연출한 김성호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 밖에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아인, 박정민, 김현주, 원진아, 양익준 등이 출연하는 '지옥' ▲'남한산성', '도가니'의 황동혁 감독이 연출하고 이정재, 박해수가 출연하는 '오징어 게임' ▲배우 정우성이 제작하고 배두나, 공유가 출연하는 '고요의 바다' ▲웹툰 원작에 조이현, 박지후, 윤찬영 등 신예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좀비 스릴러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올해 안에 공개될 예정이다.
또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오리지널 영화도 첫 공개할 예정이다. 먼저 ▲'악녀'의 정병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주원이 출연하는 액션영화 '카터' ▲'6년째 연애중', '좋아해줘'의 박현진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서현이 출연하는 '모럴센스'도 촬영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OTT업계 콘텐츠 경쟁이 CJ ENM과 넷플릭스의 양강체제가 될 거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KT 시즌과 웨이브 등도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방송과 영화 시장에서 풍부한 인프라와 경쟁력을 확보한 CJ ENM이 티빙을 전폭 지원하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OTT의 주 이용자가 2030 젊은 층인 만큼 새로운 감각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게 중요하다. 방송사 중에서 비교적 젊은 감각의 예능을 선보인 CJ ENM의 IP를 활용한 티빙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