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서복' 국내 최초 극장·OTT 동시 공개…'자산어보'가 못한 일 해낼까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1-04-10
영화 서복 포스터 © 뉴스1 |
평일 하루 극장을 찾는 총 관객수가 5~6만명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요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뉴노멀'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극장 정상화'를 향한 업계의 염원은 지속되고 있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진자수 탓에 본격적인 메이저 상업영화의 개봉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지난 3월에는 기대작이었던 '미나리'와 '자산어보'가 개봉했다.
특히 '흥행 메이커' 이준익 감독의 신작 '자산어보'는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앞으로 공개해야 할 작품들의 개봉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
처럼 여겨졌다.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청춘스타 변요한이 주연을 맡은 데다, 개봉 전 작품에 대한 호평이 있었으며 감독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서였다. '흑백 영화'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이준익 감독의 다른 흑백 영화 '동주'는 저예산 작품임에도 누적관객수 116만명 이상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자산어보'의 현재 박스오피스 성적은 업계에서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이달 8일까지 총 20만1395명 관객을 모았다. 개봉 첫날 3만명대, 이후 1만명대가 조금 못 되는 일일 관객수를 유지 중이라 손익분기점인 120만명에는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극장이 코로나19의 영향권 안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는 이 때, 대안으로 등장한 것은 OTT 서비스다. 이미 지난해와 올해 초 '사냥의 시간'과 '차인표' '콜' 등의 영화가 세계 최대 규모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된 바 있다. 또한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도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겨울 성수기 개봉을 준비했던 '서복'(감독 이용주)은 국내 영화 최초로 OTT(티빙)와 극장 동시 공개를 선택했다. 앞서 CJ ENM은 최근 JTBC와 손잡고 동영상 서비스 티빙을 물적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서복'의 OTT 및 극장 동시 공개는 넷플릭스 등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해외 OTT 서비스들에 대응하기 위한 티빙 측의 전략이란 평가다. 그러면서도 스크린에서 동시에 선보여지기에 극장에는 부정적인 소식은 아닌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미 여러 주요 영화들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OTT 단독 공개 쪽으로 방향을 틀었던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복'의 경우, 관객과 만날 채널을 하나 더 확보하면서 전통적인 극장 개봉 방식도 고수하는 셈이라 관객들의 발길이 끊긴 극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이 특별한 동행을 통해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SF영화다. 공유와 박보검, 두 명의 스타가 주연을 맡았고 '건축학개론' 이용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들의 티켓 파워면에서는 '자산어보' 못지 않고, 인기가 있는 SF 장르물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서복'의 흥행 여부는 뒤에 나올 영화들의 향후 개봉 방식이나 시기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새로운 시도로 변화를 꾀한 '서복'이 극장가에 작은 희망을 던져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