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몸집 더 키운다..제2의 '서복' 논의
입력 2021.04.09 08:00
티빙(TVING)이 국내 대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여러 영화의 제작진과 제2의 '서복'이 될 작품을 논의 중이다.
오는 15일 공개되는 '서복'을 기점으로 많은 영화들이 티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극장 개봉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전에는 넷플릭스 정도만이 대안으로 꼽혔다면, 이제 티빙 또한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올랐기 때문. 자사인 CJ ENM의 영화들 이외에도 여러 제작사 혹은 투자배급사의 작품들이 티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복'의 흥행 여부가 이같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복'은 순 제작비 160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공유·박보검의 출연만으로 젊은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티빙의 인지도와 OTT 플랫폼으로서의 이미지를 한층 높이 끌어올려줄 절호의 기회가 될 작품. '서복'이 극장뿐 아니라 티빙을 통해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극장이 아닌 티빙 행을 택하는 영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OTT 시장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넷플릭스가 국내에만 5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섰고, 전 세계 1억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 디즈니플러스도 국내 여러 제작사와 오리지널 콘텐트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애플TV플러스 또한 이미 오리지널 콘텐트를 제작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티빙은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 명을 목표로 올해 약 20여 편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선보인다.
시작이 좋다. 첫 오리지널 콘텐트인 예능프로그램 '여고추리반'이 1월부터 마니아들을 확보하며 티빙 오리지널 콘텐트에 대한 인지도를 대폭 상승시켰다. '대탈출' 시리즈의 정종연 PD가 새롭게 선보인 '여고추리반'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특히 젊은 시청층의 티빙 유입을 도왔다. 또한, 김은숙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드라마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가 오리지널 콘텐트로 사랑받고 있고,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사계'도 단독 공개됐다. 오는 5월 7일 나영석 PD와 '신서유기'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가 OTT 플랫폼에 처음으로 도전해 선보이는 '스프링 캠프'도 출범한다. 배우 송지효 주연의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여름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오리지널 콘텐트에 힘을 싣고 있는 티빙이 영화 업계에서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까.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넷플릭스 앞에 영화를 들고 줄을 섰다면, 이제는 티빙 또한 마찬가지다. 티빙의 선택을 받기 위한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