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반격…액션물 들고 "넷플릭스 나와"
`고질라 VS 콩` `귀멸의 칼날` 등
OTT가 재현할 수 없는
음향·영상 앞세워 인기몰이
영화 `고질라 VS. 콩`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비행기가 미사일을 쏴도, 전함이 어뢰를 날려도 거대 괴물 `콩`은 꿈쩍하지 않는다. 콩의 손짓 하나에도 배들은 성냥개비처럼 쉽게 부러진다. 이에 맞서는 괴물 `고질라`도 만만치 않다. 웬만한 빌딩보다 몸체는 더 크고 높은데 몸놀림은 날렵하다. 그의 주먹질 한 방에 건물들은 순식간에 부서진다. 이 두 괴물이 격돌하니 온 대지가 진동한다. 콩은 에너지파를 내뿜고 고질라는 주먹과 칼로 내리친다. 이들이 지나간 자리엔 흙먼지 휘날리는 폐허만이 남는다.
관객들 호평을 받으며 성황리에 상영 중인 영화 `고질라 VS. 콩`(고대콩) 장면들이다. 박진감과 타격감 넘치는 화려한 액션영화들이 요즘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다. 고대콩이 월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선풍적 인기를 끄는가 하면, 앞서 개봉했던 올해 인기작도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이 다수다. 코로나19 탓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관람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도 액션영화는 영화관에서만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음향과 특수효과를 무기로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개봉한 고대콩은 7일까지 누적관객 수 59만여 명을 기록하며 4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주간 기준으로도 개봉 주부터 현재까지 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영화의 내용은 별다른 게 없다. `고질라: 킹 오브 더 몬스터` `콩: 스컬 아일랜드`에 이은 괴수 영화 후속작으로 거대 괴물인 고질라와 콩이 치열하게 치고받으며 싸우는 얘기다. 오로지 액션의 힘으로 수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관객 반응을 봐도 스토리나 배우들 연기보다 괴수들 액션에 대한 극찬이 다수다. 지난 1월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귀멸의 칼날)도 영상미와 액션으로 상찬을 받는 작품이다. 아직도 장기 흥행하며 어느새 관객 15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전투 장면을 놓고 호평이 자자하다.
이들 액션영화는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기가 높다. 극장 통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고대콩은 북미 누적 매출 5500만달러(약 600억원)로 4월 박스오피스 1위다. 전 세계 기준으로는 2억8000만달러(약 3000억원)로 올해 박스오피스 3위다. 귀멸의 칼날은 개봉 70여 일 만에 일본 영화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경신한 것은 물론이고, 일본 개봉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박스오피스 최상위권을 다투며 흥행 수입 400억엔(약 4000억원)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액션 강세`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OTT 영역 확장에 따른 관객들의 `선택과 집중` 현상으로 풀이된다. 영화관이 아니라 집에서 봐도 큰 차이가 없는 멜로·코미디 영화들은 OTT를 통해 보고, 화려한 영상과 음향이 있어 영화관에서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액션영화는 영화관에서 관람하게 된 것이다. 특히 고대콩은 영화 속 진동까지 느낄 수 있는 4DX 등 특별관에 꼭 맞는 영화로 입소문이 났다.
[서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