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나빌레라’, 어떻게 만들어졌나
원작자 HUN·지민이 밝힌 화제의 ‘나빌레라’ 탄생 비화
입력 : 2021-04-06 10:07
70살 노인과 발레. 이 생소한 조합이 빚어내는 감동이 안방을 적시고 있다. 이는 논란 없는 착한 드라마로 입소문을 타며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인 tvN 드라마 ‘나빌레라’ 얘기다. 이 이야기는 다음웹툰 ‘나빌레라’에서 출발했다. 앞서 영화로 제작된 슈퍼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 ‘해치지 않아’ 등을 만든 HUN 작가와 따뜻하고 섬세한 그림체로 정평 난 지민 작가가 손발을 맞춘 작품이다. ‘나빌레라’는 2016년 7월 첫 연재를 시작해 8800만회 누적 조회 수를 올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IP(지식재산권) 가운데 하나다.
원작을 향한 관심에 힘입어 두 작가가 6일 인터뷰를 공개했다. HUN 작가는 “만화적 표현과 영상 연출은 완전히 구분된 영역”이라며 “드라마 제작진의 세밀한 각색이 덧대져 원작의 감동이 새롭게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민 작가는 “덕출 할아버지를 맡은 박인환 배우의 연륜과 채록 역 송강 배우의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하모니를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나빌레라’는 인생의 끝자락에서 무용수의 꿈을 품은 70살 덕출과 뛰어난 재능에도 방황을 거듭하는 20대 발레리노 채록의 성장기를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를 곁들여 풀어낸 작품이다. 드라마에는 56년 동안 브라운관을 누빈 베테랑 박인환이 덕출 역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 등에서 활약한 청춘 스타 송강이 채록 역을 맡았다.
‘나빌레라’는 주 독자층인 MZ 세대와 중장년층의 고른 선택을 받은 독특한 작품이다. 꿈을 향한 쉼 없는 열정과 세대를 뛰어넘는 등장인물의 교감, 공감 가득한 가족 이야기에 힘입어서다. 특히 난데없이 발레를 하겠다는 노인 덕출을 둘러싼 가족의 갈등과 화합의 스토리는 모두의 눈시울을 적셨다. HUN 작가는 “이 작품을 연재하면서 처음으로 할머니 독자께 팬레터를 받았다”며 “10년만 어렸더라도 쓰지 못했을 것 같다. 이 작품에는 어른이 되고 깊어진 나와 가족에 대한 신념이 담겨 있다”고 떠올렸다.
이야기를 쓰려 가장 많이 참고한 사례 역시 가족이었다. HUN 작가는 “유년시절부터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들이 덕출의 가족에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며 “모두가 경험하는 가족을 담았기에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웹툰 대미를 장식하는 파드되(2인무) 장면을 비롯해 디테일한 발레 이야기도 만화의 흥행을 이끈 요소다. HUN 작가는 이원국 발레단을 이끄는 이원국 단장과 김현웅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등 발레 전문가들을 취재해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다듬었다. 지민 작가는 “영국로열발레단 최연소 수석무용수로 이름을 날린 세르게이 폴루닌의 다큐멘터리 ‘댄서’를 보고 큰 영감을 받았고, 그 아름다움을 그림에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5711262&code=61171111&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