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韓배우 최초 美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수상...오스카 눈앞[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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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4.05 12:03:37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배우 윤여정(74)이 ‘미나리’로 미국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 Award, SAG)상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오스카에 한발 더 다가섰다. 남우주연상의 스티븐 연과, 앙상블상 수상은 불발됐다.
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LA에서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이 비대면으로 열렸다. 세계 최대 배우 노조인 미국배우조합 스크린액터스길드(SAG)가 매년 개최하는 시상식으로 ‘오스카 바로미터’로 불린다.
윤여정은 이날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헬레네 젱겔(뉴스 오브 더 월드), 올리비아 콜먼(더 파더)과 경합을 벌여 당당히 여우주연상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화상으로 연결된 윤여정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믿기 놀란 표정을 지으며 “어떻게 표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특히 동료 배우들이 나를 여우조연상으로 선택해해 줬다는게 영광스럽다. 정말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SGA에게도 감사하다. 후보에 오른 모든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경쟁한 배우들은 윤여정에 환호를 보내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로써 윤여정은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 이미 해외 각종 시상식에서 30여개가 넘는 상을 받은 윤여정은 이날 수상으로 이제 26일(한국시간)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노리게 됐다.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있는 윤여정이 최초 수상까지 내달릴지 국내외 영화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윤여정이 오스카 연기상을 수상한다면 64년 만에 아시아계 여배우가 오스카 연기상 트로피를 가져가는 또 하나의 영화 역사를 쓰게 된다.
이날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은 트로피는 얻지 못했다. 수상자는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의 고(故) 채드윅 보스만이었다.
하지만 후보 지명만으로 유의미한 결과다. 스티븐 연은 노스텍사스비평가협회, 덴버영화제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미나리’는 최고상인 앙상블상 후보로도 올라 경쟁했지만 수상의 영광은 넷플릭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에 돌아갔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앙상블상 후보에 올라 수상의 쾌거를 거둔 뒤 오스카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바 있다.
'미나리' 정이삭 감독-한예리-스티븐 연-윤여정-앨런 김-노엘 케이트 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제공|판씨네마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는 1980년대 한인 가정의 미국 이주 정착기를 그렸다.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 순자, 딸 내외, 손주들이 이어지는 3대의 이야기와 가족애가 담담하게 그려져 더 뭉클하다.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26일 열린다. '미나리'는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