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이용률 증가와 TV 시청 행태의 변화로 보는 미디어 동향
- 기자명 전유진 기자
- 입력 2021.03.31 19:26
- 수정 2021.03.31 19:56
TV의 시청 필요성 못느끼고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OTT로 눈길 돌려
젊은 세대일 수록 이러한 변화 크게 느낀다
해외 OTT '넷플릭스'가 향후 재이용의사와 이용률, 만족도 모두 높아
OTT 이용률 증가에 더불어 콘텐츠 중요성도 같이 증가
[문화뉴스 전유진 기자] 시장조사전문기업가 엠브레인 트렌모니터가 ‘OTT 서비스’ 이용 경험 및 인식을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TV 시청보다 OTT를 이용하는 추세가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조사는 디지털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 거실에 모여서 TV 방송 기다리던 시대는 어느새 과거
한 때, 거실 앞에 모여 TV를 보던 사람들이 이제 각자 핸드폰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시대가 왔다. TV를 보지 않을 것 같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15년 38%에 비하여 21년 61.5%로 크게 상승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이용하면 언제든지 다양한 방송 콘텐츠 및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와 이러한 TV 이용률 하락은 무관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아직 TV로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의견의 비율도 15년 73.6%에 비하여 21년 55%로 감소했다. 이제는 집에 굳이 TV가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41.1%)도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 옛말이 된 ‘본방 사수’
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일 빠르게 볼 수 있는 방법은 방송사의 편성표를 확인하여 본방송으로 보는 ‘본방 사수’였다. 하지만 21년 기준 응답자의 70.3%가 본방 사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할 정도로 어느새 본방 사수는 옛말이 됐다.
애초에 본방송을 시청하기보다는 다시보기를 하는 시청태도가 자리잡았다고도 해석 가능하다.
■ 젊은 세대일수록 이러한 변화 크게 느껴
젊은 세대의 경우, TV의 이용률이나 본방사수 필요성을 다른 연령대보다 낮게 보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신식 기기나 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층부터 TV시청을 떠나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 OTT의 영향력이 늘어나다
반면, OTT 서비스 이용률과 영향력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OTT 서비스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이라고도 불리며, ‘Over the top’의 약자이다.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넷플릭스와 왓챠, 티빙, 웨이브 등이 OTT이다.
전체 응답자를 기준으로 봤을 때 OTT 서비스 이용경험은 84.5%이다. 또한 OTT 서비스를 이용하면 원하는 프로그램을 언제든지 볼 수 있어서 좋다는 생각에 대부분(93.2%)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긍정적 인식은 2019년에 비해 더욱 높아진(19년 84.2%→21년 93.2%) 것으로, 언제 어디서든 방송 및 영화를 시청할 수 있게 해주는 OTT 서비스의 활용도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증가했음을 보인다.
이제 OTT 서비스가 대중들에게 친숙해진 서비스로 통한다는 평가도 84.3%에 달한다. 전체 10명 중 8명 이상(82.2%)이 OTT 서비스의 등장으로 시청자의 볼 권리가 더욱 보장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 왜 다들 OTT를 찾는 것일까?
OTT 서비스의 장점을 물어본 결과, 언제 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58.3%, 중복응답)이 제일 많은 답변이었다. 그 외 완결된 드라마를 한번에 몰아볼 수 있고(54.3%), TV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 연동하여 이용할 수 있으며(50.4%), 콘텐츠가 다양하다(49.1%)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OTT가 TV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해소했다는 것도 주요한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TV를 틀어서 방송을 보지 않아도 되고(47.8%), 기존 TV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42%)는 점도 높게 평가되었다.
한편, OTT 서비스가 코로나 확산 때문에 지친 일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도 많았다. 10명 중 8명(80.8%)이 사회적 거리 두기의 답답함을 OTT 서비스가 어느 정도 해소해줬다고 평가했다. 스스로 코로나19 때문에 OTT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케이스라고 밝힌 소비자도 2명 중 1명(47.3%)에 달했다.
■ OTT의 종류와 인지도
OTT 서비스 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것은 넷플릭스이며 그 다음으로는 티빙과 웨이브, 왓챠 등이 뒤를 이었다. 그 밖에 U+모바일TV와 KT시즌, 쿠팡플레이를 알고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반면 인지하고 있는 OTT 서비스가 하나도 없다는 응답(1.5%)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OTT 서비스를 인지한 사람들 대부분은 실제 OTT를 이용해본 경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넷플릭스(72.3%, 중복응답)의 이용경험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티빙(36.2%), 웨이브(27.2%), 왓챠(22.1%) 순으로 인지도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 어디에서 어떻게 접하는 걸까?
기본적으로 OTT 서비스는 종류에 관계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로 ‘집’에서 즐겨본다. 이용 계기는 서비스별로 조금씩 달랐다.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주변 지인 및 친구의 추천(39.7%, 중복응답)으로 이용하게 된 경우가 가장 많은 가운데, ‘콘텐츠 경쟁력’도 중요하게 작용한 모습이었다. 콘텐츠 장르가 다양하고(36.5%), 독점 공개하는 콘텐츠가 있고(34.1%), 좋아하는 취향의 콘텐츠가 많다(27.7%)는 이유로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 U+모바일과 시즌,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 서비스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응답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각각 케이블과 지상파 방송의 연합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는 TV의 대체제로 사용하기 위해서, 통신사 플랫폼인 ‘U+모바일’과 ‘시즌’은 결합상품 할인 혜택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었다.
상대적으로 ‘왓챠’의 경우에는 넷플릭스와 국내 OTT 서비스의 중간에 해당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OTT의 향후 전망
향후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전체 응답자의 78.3%가 앞으로 OTT 서비스를 (재)이용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특히 20대~30대 젊은 층의 이용 의향이 높았다.
또한 OTT 서비스 이용 만족도는 넷플릭스(75.3%, “만족하는 편”)가 국내 OTT 서비스(티빙 35.6%, 웨이브 35.4%, 왓챠 45%, U+모바일 37.1%, KT시즌 28.2%, 쿠팡플레이 33.9%)를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콘텐츠의 다양성과 차별성, 오리지널 콘텐츠의 양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나 가격 측면에서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모든 OTT 서비스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OTT 서비스가 더욱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보다 차별화된 콘텐츠의 공급이 필요하고(89.8%), 콘텐츠의 가격이 좀 더 내려가야 한다(88.7%)는 의견이 존재했다. 향후 (재)이용 의향이 가장 많은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79.3%, 중복응답)였으며, 신규 출시 예정인 디즈니 플러스(53%)와 애플TV 플러스(28.1%)를 이용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상대적으로 왓챠(25.8%)와 웨이브(23.4%), 티빙(17.1%) 등 국내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의향은 크지 않은 편이었다.
■ 증가하는 콘텐츠의 중요성
OTT산업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좋은 콘텐츠의 필요성을 야기한다. 집에서 TV로 그때 그때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기를 통해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시청자들이 능동적으로 찾아볼 매력적인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체 응답자의 88.7%가 이제는 방송사보다는 콘텐츠가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라는 주장에 공감했다. 또한 원하는 방송과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는 ‘유료 결제’를 할 의향(15년 29.6%→19년 52.1%→21년 63.7%)이 매우 커진 것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에 여러 OTT들이 오리지널 시리즈를 내며 자체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고 있다. 방송사 역시 더욱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