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논란에… 콘텐츠업계, 中자본 불똥 튈까 초비상
호재 인식, 한순간에 ‘악재’ 돌변… 업계, 다음 타깃 될까봐 전전긍긍
국내 콘텐츠업계에 호재로 인식됐던 중국 자본이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논란 이후 악재로 돌변했다. 반중 정서가 한층 고조되면서 일부 관련 기업 주가도 여론을 살피듯 주춤하는 모습이다.
30일 SBS는 전날보다 0.5% 내린 2만1650원에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SBS는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 첫 방송일인 지난 22일 신작 기대감을 반영하며 전날보다 2.7% 상승하며 모처럼 의미 있는 반등을 보였다. 주말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2가 매회 20% 중후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지난달 17일부터 23거래일째 내리막을 걷던 중이었다.
하지만 SBS는 ‘조선구마사’ 첫 2회분 방영 다음 날인 24일 5.0% 급락하며 직전 3거래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드라마가 동북공정 논란에 휘말려 삼성전자 KT 등 대기업이 잇달아 광고를 철회하는 등 불매 운동이 확대된 탓이다. 25일에는 장중 또 한 차례 4.7%까지 하락했다가 해당 드라마 폐지설이 흘러나오면서 가까스로 반등했다.
‘조선구마사’ 제작사인 YG스튜디어플렉스의 모기업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2일 이후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제작 자회사 YG플러스는 같은 기간 6050원에서 5560원으로 8.1% 빠졌다.
‘조선구마사’가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로 ‘반중 정서’를 이유로 2회 만에 폐지된 뒤 국내 콘텐츠업계는 다음 타자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이는 그동안 중국 진출과 중국 측 대규모 투자가 국내 콘텐츠 기업에 호재였던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실제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명령) 완화 움직임이 나올 때마다 관련 기업 주가가 들썩였다. 지난해 말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 주가는 김은희 작가의 작품 ‘지리산’의 중국 판권 기대감에 연일 급등하며 12월 1일 1만3000원 수준이던 가격이 올해 1월 21일 고점 기준 4만9000원 후반까지 270% 뛰었다. 현재 중국판 넷플릭스 아이치이가 글로벌 방영권을 보유한 ‘지리산’은 텐센트가 투자한 JTBC드라마 ‘설강화’, tvN ‘간 떨어지는 동거’ 등과 함께 벌써부터 표적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측 투자와 중국 진출은 국내 콘텐츠 산업 성장에 필수적인 만큼 ‘중국 리스크’라는 불똥이 마구잡이식으로 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개봉해 1위를 기록한 영화 ‘승리호’는 2017년 한한령 이후 중국 기업이 한국 영화에 대규모 투자를 한 첫 사례였다.
이기훈 연구원은 “중견 (드라마) 제작사들은 중국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적극적 구매가 시작되면서 ‘한국-글로벌 OTT-중국’ 등 3분할 판매를 통한 엄청난 이익 레버리지도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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