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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3.11 08:02 4,44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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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열되는 콘텐트 구독 전쟁

전호겸  입력 : 2021.03.11 06:01

 

[구독경제:소유의 종말-2] 최근 '킹덤'의 김은희 작가가 'See What's Next Korea'에서'킹덤:아신전'을 언급하며 전 세계 킹덤 팬 가슴에 불을 지폈습니다. 'See What's Next Korea'는 넷플릭스가 2016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전 세계 시청자에게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는 행사입니다. 넷플릭스는 이 행사에서 킹덤뿐만 아니라 웹툰이 원작인 '지옥' 등 다양한 새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넷플릭스는 올 한 해 동안 한국 콘텐츠에 5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까지 5년간 한국에 7700억원을 투자했는데 5년간 투입한 액수의 70%가 넘는 금액을 올 한 해 투자하는 것입니다. 넷플릭스가 얼마나 한국의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킹덤 공식 포스터/사진=넷플릭스
▲ 킹덤 공식 포스터/사진=넷플릭스

◆구독경제 콘텐츠 대표, 넷플릭스




왜 넷플릭스는 한국 OTT 시장에 큰 기대를 하는 걸까요? 이유를 알아보기에 앞서 OTT 구독 시장과 넷플릭스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구독경제를 언급할 때 항상 이야기되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넷플릭스는 1990년대 저렴한 구독료로 DVD를 제공하는 구독서비스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원하는 DVD 목록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놓으면 우편 등을 통해서 DVD를 빌려주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온라인 시대가 오면서 DVD가 다양한 자체 제작 동영상이 되고, 우편으로 배달되던 서비스가 온라인상에서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DVD 목록은 취향 저격 맞춤형 추천 동영상으로 바뀌었죠, 기존에 있던 구독서비스를 세상의 변화에 맞게 재구성해 지금의 넷플릭스로 재탄생한 것이죠.

구독경제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떻게 사업을 영위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던 넷플릭스남들보다 한 발 먼저 시장에 진입해 OTT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됩니다. 이전에 설명했던 것처럼 구독경제에서는 선점 효과가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록인효과 때문이죠. 넷플릭스는 이미 다양한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와 계약권을 선점했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 구독자에게만 제공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선보이며 구독자를 묶어두고 있습니다.

사진=Pixabay
▲ 사진=Pixabay

그런데 OTT 구독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앞서 나가는 것을 락인효과 만으로 전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넷플릭스의 다른 장점은 구독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개인 아이디(ID)를 통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넷플릭스는 자신들이 쌓아온 빅데이터를 이용해 구독자에게 다양한 추천 영상을 제공합니다. 마치 소비자가 원하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미리 건네주는 것과 비슷하죠. 이런 강점을 이용해 2021년 초 넷플릭스의 구독자가 전 세계 2억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후발 주자보다 빠르게 움직여 선점한 콘텐츠 지식재산권(IP)과 구독자를 보면 어떤 기업도 넷플릭스를 이길 수 없어 보였죠.


◆도전자들의 등장




하지만 이런 넷플릭스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새로 OTT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바로 디즈니와 애플입니다. 두 기업 모두 수십 년을 세계 정상에 있던 기업들이죠. 애플은 현재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1위 기업입니다. 애플은 2019년 3월 미디어 행사를 열고 구독 서비스들을 발표했습니다. 애플 TV 플러스(Apple TV+), 게임 구독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Apple Arcade), 새로운 뉴스 구독 서비스인 애플 뉴스 플러스(Apple News+) 등의 구독 서비스였죠. 애플이 구독 서비스 회사로 변하고 있는 것을 알리는 첫 행사였습니다. 그것도 한 번에 세 가지 구독 서비스를 발표한 것이죠. 애플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왔고 구독 서비스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이벤트였습니다. 바로 그 'Apple TV+' 구독 서비스에 몇 조원의 초기 투자금을 들이고 있다고 하네요.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죠.

사진=디즈니
▲ 사진=디즈니

그런데 넷플릭스가 진짜 걱정해야 하는 기업은 애플이 아닙니다. 바로 월트디즈니죠. 디즈니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귀여운 미키마우스? 겨울왕국의 엘사?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수십 년간 콘텐츠 시장을 군림한 강자죠. 애니메이션뿐만이 아니죠. 디즈니는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를 제작한 '픽사'. '어벤져스'로 유명한 '마블'과 '엑스맨' '심슨가족' 등을 만든 '21세기 폭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IP를 전부 갖고 있습니다. 그런 디즈니가 2019년 '디즈니+'를 론칭하며 OTT 시장에 발을 들이밀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아무리 IP 부자 디즈니라 해도 넷플릭스의 구독자를 따라잡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시 디즈니의 CEO인 밥 아이거도 목표 구독자를 6000만~9000만명으로 잡고 목표 달성 기간을 2024년까지로 설정한 바 있었죠. 하지만 디즈니 팬들의 관심을 너무 과소평가했을까요. 애초 최대치로 설정했던 9000만명을 2021년 초에 달성해버렸습니다. 2020년 디즈니+ 가입자는 매달 거의 1000만명씩 늘었다고 합니다. 놀라운 일이죠.


◆넷플릭스의 새로운 대비책, 한국!




이에 넷플릭스는 위기감을 느끼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향한 투자죠.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OTT 가입자 비율이 50%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초까지만 해도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OTT 가입률은 15%도 안 됐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한국의 OTT 가입률은 40%에 달했고 지금은 거의 60%입니다. 넷플릭스는 자연스럽게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과열되는 콘텐트 구독 전쟁
 

물론 단순히 가입자가 많다는 것이 한국 시장을 선택한 모든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다른 이유는 바로 한류입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그 시장의 소비자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존에 서구권의 감성과 아시아 시장의 감성은 많이 다르죠. 그렇다면 아시아 국가에서 콘텐츠를 제작해 다른 아시아 국가로 배포해야 하는데 이때 가장 적합한 콘텐츠 강국이 바로 우리나라인 것입니다. 한류가 동남아를 비롯해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가 많다는 것은 지난 십수 년간에 걸쳐 증명됐습니다. 물론 이제는 아시아 국가만 한국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게 아니죠.

넷플릭스는 이렇게 한국 콘텐츠에 투자해 다양한 국가에 배포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적인 영화 감독 봉준호의 '옥자'와 시즌2까지 제작돼 세계를 열광하게 했던 '킹덤'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웹툰 원작 드라마 '스위트 홈'은 공개 4주 만에 전 세계 2200만명이 시청했다고 합니다. 이러니 넷플릭스가 한국 OTT 시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겠죠? 디즈니도 이에 질세라 한국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2021년 론칭을 목표로 국내 통신사와 협약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니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디즈니+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늦은 애플, 특별한 돌파구가 필요하다




사진=애플
▲ 사진=애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애플은 2019년 캘리포니아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구독 서비스 회사로의 진화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그것도 한 번에 세 가지 구독 서비스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애플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왔고 구독 서비스 시장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그중에는 애플TV+라는 OTT 서비스도 포함돼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투자금도 발표했지요. 하지만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전력투구하는 상황에서 애플이 얼마나 OTT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선 세계 OTT 시장에서 일정량을 점유하려면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하지만 애플의 무기가 확실해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요. 디즈니처럼 자신만의 콘텐츠 IP가 있어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넷플릭스처럼 많은 콘텐츠와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애플은 2021년에 독점작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2021년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애플은 다큐멘터리 'Becoming You', 드라마 '고스트 라이더' '더 모닝 쇼'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해외 서비스 지역으로 대폭 확장해 배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달려가는 속도는 어마어마합니다. 만약 애플이 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향후 5년 안에 OTT 시장은 다양한 맞춤형 콘텐츠를 가진 넷플릭스와 오랜 시간 쌓아온 고전의 IP를 가진 디즈니라는 두 거인이 양분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애플이 다른 두 거대 OTT 기업보다 마냥 불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죠. 애플에서 출시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디바이스는 현재 전 세계에서 약 16억5000만대 정도라고 합니다. 이러한 자사의 기기를 사용하는 충성 고객들이 애플의 힘이라고 할 수 있죠. 애플에는 팬덤과 'ID경제' 라는 히든카드가 있습니다. 구독경제에서 ID가 갖는 힘은 매우 큰 만큼 이 장점을 잘 살려야 애플이 추후 OTT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겁니다.

사진=셔터스톡
▲ 사진=셔터스톡

이렇게 오늘은 가장 핫한 OTT 구독 시장의 경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OTT 구독 시장은 아무래도 콘텐츠 제작비가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보니 대기업의 각축장이 돼 가는 모양새를 띠고 있습니다. 향후 어떤 기업이 거대한 OTT 구독 시장의 정상에 깃발을 꽂을지 궁금해집니다. 과연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넷플릭스도 디즈니도 아닌 다른 신성이 혜성처럼 등장해 시장을 제패할까요?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전호겸 연구교수]

과열되는 콘텐트 구독 전쟁
 
고려대 국제거래법 석사, 상법(회사법)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고려대 회사법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대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 및 개발, 스타트업 발굴 및 협업 등 업무를 맡았다.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세청, 검찰(서울남부지방검찰청), 서울특별시 등 다양한 기관에서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혁신경제학자 겸 구독경제 전문가이다. 저서로는 '구독경제:소유의 종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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