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갬빗’, 체스 여왕의 약물 중독...“위험성에 대한 언급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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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3.08 02:04
(사진=넷플릭스)
[뉴스포인트 황은솔 기자] 넷플릭스가 공개한 ‘퀸즈 갬빗’은 4주 만에 전 세계 6200만 계정이 시청해 넷플릭스 미니 시리즈 사상 최고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퀸즈 갬빗’에는 주인공의 약물과 알콜 중독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어 주의를 요한다.
1950년 주인공 베스 하먼(안야 타일러조이)는 엄마의 자살로 고아원에 보내진다. 베스는 주 정부가 고아원에 공급한 초록색 약에 중독되면서 체스에 놀라운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고아원 관리인 ‘샤이빌(빌 캠프)’로부터 체스에 대한 기초를 배우며 자신이 주도하는 삶을 경험하게 되고 매일 밤마다 숨겨놓은 진통제를 먹고 천장에 체스판이 있다는 환각을 보며 연습을 한다.
이후 새로운 가정에 입양되지만, 알코올 중독에 빠진 양어머니와 그런 양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간 양아버지의 관계에서 또다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베스는 우연한 기회에 체스대회에 나가 이름을 알리게 되고, US오픈에서 경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다. 온통 남성뿐인 체스계에서 세계 1위를 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베스는 양어머니의 신경안정제를 훔쳐 지속적으로 복용하며 체스대회를 치뤘고, 중독은 심각해져 부작용을 겪게 된다. 이런 피폐해진 사생활과는 반대로 체스의 성지로 불리는 러시아의 베테랑 선수를 상대로 경기에 이기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60년대 초는 미국에서는 신경안정제가 비타민처럼 복용되던 약물 남용이 일어나던 시기다.
하지만, ‘퀸즈 갬빗’에서 베스의 중독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며 진행되지만 어두운 배경의 이야기는 다루지 않고 있다.
물론 베스의 주변 인물들은 약물에 중독된 모습을 보일 때마다 따끔하게 조언을 하거나 애정어린 걱정한다. 덕분에 마지막 시합에서 베스가 약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버리는 장면이 등장해 약물 중독을 극복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드라마의 중반부 더 이상 약을 먹을 수 없을 땐 알코올에 중독되는 모습이 나와 베스가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지 않은 결말을 맺는다.
실제 감독이었던 윌리엄 호버그도 인터뷰를 통해 “베스가 약물과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모호하게 뒀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알약을 먹고 밤새 환각을 보며 천재성을 드러내는 베스의 모습에서 약물이 긍정적으로 받아드려질 우려가 있다. 또한, 9세부터 약물에 중독된다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다루고도 중독성에 대한 위험과 적극적인 치료 등 실질적인 해결책이 등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