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칭 Pick!] 3월 첫째 주말 OTT 추천작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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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속 화제의 콘텐츠를 발굴, 해설·소개하는 조선일보 ‘왓칭’! 영화·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게 해드립니다. www.chosun.com/watching>
조선일보 ‘왓칭'의 3월 첫째 주말 추천작은 ①홈랜드 시즌8 ②결혼작사 이혼작곡 ③도시남녀의 사랑법 ④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⑤스피드큐브의 천재들이다.
◇홈랜드 시즌8 (2020)
첩보 드라마의 전설로 자리매김한 ‘홈랜드’의 마지막 시즌. 지난해 2월부터 두 달간 미국 쇼타임 채널에서 방영됐고, 넷플릭스에 최근 풀렸다. 2011년부터 시작된 테러리즘과의 싸움이 시즌8로 완결된다. 미국 대통령의 국가 안보 고문이 된 CIA 국장 출신 사울 배런슨은 탈레반과의 협상을 위해 주인공 캐리 매시선에게 도움을 청한다. 마지막 시즌에는 미국, 아프가니스탄, 러시아, 파키스탄 등 다양한 이해 관계국이 총출동해 자국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인다.
언제나 과도하게 온 몸을 불사르는 주인공 캐리가 이번에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온갖 열정을 다 쏟아붓는다. 1996년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와 함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싱그러운 젊음을 보여줬던 배우 클레어 데인즈는 홈랜드의 캐리 역할로 배우 인생의 큰 획을 그었다.
밥도 잘 챙겨 먹지 않고, 구겨진 바지 정장 차림으로 단단히 홀린 듯 돌아다니는 캐리를 보고 있으면, 이제 그만 그녀를 홈랜드에서 놓아줘야 한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홈랜드는 한번 발을 들이면 생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다. 신중하게 플레이 버튼을 눌러야 한다. 평일에 퇴근하고 나서 보면, 힐링은커녕 심신이 더욱 지쳐버릴 수 있으니, 주말에 시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요 첩보 드라마 l 미국 l 44~57분·12편
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특징 명불허전, 현생불가 첩보물
평점 IMDb⭐ 8.3/10 로튼토마토? 85%
◇결혼작사 이혼작곡 (2021)
‘욕하면서 계속 보게 된다’. 소위 ‘막장 드라마’도 장르가 될 수 있음을 모두에게 각인시킨 그녀가 돌아왔다. 바로 ‘포이비(Phoebe)’란 새 필명으로 돌아온 임성한 작가다.
TV조선 ‘결혼작사 이혼 작곡(이하 ‘결사곡’)’은 2015년 ‘압구정 백야’ 이후 절필을 선언했던 임 작가의 6년 공백기를 깬 작품이다. 잘나가던 30·40·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이 행복한 줄로만 알았던 결혼 생활을 해나가던 도중 상상도 못 했던 불행을 마주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다룬다.
과거 임 작가의 작품들에서 두드러졌던 파격적인 소재와 기발하게 비튼 시대상이 이번 작품에도 곳곳에 짙게 배어 있다. 보고 불쾌한 이들에겐 ‘막장드라마’,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막장”이라며 공감하는 이들에겐 ‘지나치게 솔직한 드라마’로 느껴지는 요소들이다.
예컨대 워라밸 라이프를 위해 2세 없는 ‘딩크족’을 선언한 라디오 PD 부혜령(33)과 이를 겉으론 이해하면서 뒤로는 자식을 갖기 위해 바람 피는 판사 남편 판사현(32), 매사 완벽을 추구하는 라디오 PD 사피영(40)과 그녀를 속여가면서까지 새어머니와 연인처럼 묘한 관계를 유지하는 병원장 남편 신유신(44), 가족과 남편만 뒷바라지한 이시은(50)에게 어느날 예고도 없이 이혼을 선언한 대학 교수 박해륜(50) 등. 늘 그래왔듯 이번 임성한표 드라마 역시 이름도, 사연도 어느 하나 평범한 게 없는 인물들로 가득하다. 덕분에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벌써부터 과거 임성한 작가 드라마에서 늘 반복돼 왔던 ‘수영장’ ‘노래방’ ‘토속신앙’ ‘강아지’ ‘급사’ 등의 시그니처 장면을 찾아올리는 이들도 많다.
게다가 시대에 동떨어졌다 느낄 만큼 고풍스러운 대사투,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전개 속도와 완급 조절, 아무리 황당한 사건이 일어나도 의외로 쉽게 깨지지 않는 개연성까지. 설정은 파격이지만, 완성도 만큼은 정극의 겉모습을 제대로 갖췄다. 무엇보다 이토록 ‘누가 썼는지’에 큰 관심이 쏠리는 드라마가 또 있을까?
개요 TV드라마 l 한국 l 총 16화 예정(편당 1시간 6분~19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세상에 뭐 저런 이야기가 다 있어?” 하지만 자꾸 보게 되는 나
평점 IMDb⭐ 7.9/10
◇도시남녀의 사랑법 (2020)
바람직한 이별이란 게 있을까? 길에서 헤어진 사람을 만난다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 연애를 할 때면 늘상 위 같은 질문들이 고정관념처럼 반복되곤 한다. 우리가 타인의 사랑과 이별을 마주했을 때 자신의 어제 일처럼 공감할 구석을 꼭 찾아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우리가 애써 잊어버렸다 말해도 사실은 절대 잊히지 않을 걸 잘 아는 기억들을 구석구석 떠오르게 한다. 카메라를 훔쳐간 뒤 연락두절 후 잠수이별한 전 애인, 어린 시절부터 절친이라며 여자‘사람’ 친구와 한 집에서 동거한 전 남자친구, 술만 취하면 헤어진 연인을 찾아가 선물했던 모든 물건을 뺏어오는 여자. 얼핏 봐선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 법한 독특한 사연들 같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저 사랑하고, 그러다 헤어지고, 또 다시 사랑하는 여느 ‘우리들 이야기’다.
이야기를 펼치는 방식은 ‘연애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촬영’을 통해 여러 인물을 얽는, 소위 ‘옴니버스 구성’. 은오, 재원, 경준, 서린, 강건, 선영, 다섯 명의 주인공이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서로 얽히고 설킨 연애 고민을 털어놓는다. 덕분에 이들의 사연을 마치 친한 친구의 연애 상담처럼 듣게 되고, 점점 빠져들게 된다.
개요 TV드라마·로맨스 l 한국 l 총 17화(편당 28~39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엉뚱한데 발랄하고, 황당한데 설레는 로맨스
평점 로튼토마토? 88%(팝콘지수)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2020)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의 신정원 감독 작품. 그만의 독보적인 유머 코드와 감성을 담은 ‘대놓고 B급’ 코미디 영화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 9월 개봉해 동원 관객 수는 10만명에 그쳤지만, 넷플릭스 TOP 10 순위에선 2위까지 올랐다. 이후 몇 개월째 ‘오늘의 영화’ 순위 안에 머물며 활약 중이다.
절대 죽지 않는 ‘언브레이커블’ 남편과 조용히 강한 인간 아내의 대결을 그렸다. 지구를 위협하는 악당 외계인 남편은 차량용 경유를 벌컥벌컥 마시면 힘을 얻는다. 경유만 있으면 황산을 원샷해도 살고 정육점용 칼로 머리통을 두 쪽 내도 산다. 그가 초속으로 움직이며 사람을 들어 휙휙 날리는 장면들은 판타지 영화 ‘트와일라잇’을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엔 ‘연기 구멍’이 없다. 주연 배우 이정현과 김성오의 합이 완벽하다. 도무지 집중이 안 될 것 같은 병맛 설정에도 진지하게 녹아드는 이들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역시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란 걸 느낀다. 특히 ‘브로콜리’ 역을 맡은 양동근의 진지한 코믹 연기가 돋보인다. 취향에 따라 영화에 대한 관람객 평가는 엇갈리지만, 배우들 연기력엔 이견이 없는 듯하다.
개요 영화 l 한국 l 1시간 46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외계인 등장. 잘 만든 B급 SF 코미디.
평점 네이버 8.76/10점
◇스피드 큐브의 천재들 (2020)
헝가리의 한 디자인 교수가 1974년 발명한 정육면체 퍼즐 ‘큐브’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퍼즐로 손꼽힌다. 전 세계에는 헝클어진 큐브를 최단 시간에 풀어내는 이른바 ‘스피드 큐빙’ 마니아가 있다. 세계큐브협회는 2년마다 WCA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40분짜리 넷플릭스 다큐 ‘스피드 큐브의 천재들’은 큐브 대회에 출전한 세계 챔피언 출신 호주인 펠릭스 젬덱스(26)와 한국계 미국인 맥스 박(20·박상현)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다. 어릴 적부터 자폐 증세를 보인 맥스 박은 큐브로 사회성을 키우며,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스피드 큐버들은 평균 300여개의 퍼즐 알고리즘을 연습으로 암기한다. 엉켜있는 패턴을 빠르게 인식하고, 수백개 알고리즘을 결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그리고 이를 단 몇 초 안에 매끄럽게 수행할 수 있도록 손가락 근육에 기억을 저장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다큐를 보고 나면, 집안 어딘가에 굴러다니고 있을 큐브 퍼즐을 찾아 직접 맞춰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가족과 함께 보면 좋을 콘텐츠다.
개요 다큐멘터리 l 미국 l 40분
등급 전체 관람가
특징 가족과 함께 보고 퍼즐도 맞추자
평점 로튼토마토?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