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호→ 미나리’ 공짜 시청…K콘텐츠 불법 공유 기승!
- 2021.02.15 20:09
영화 '승리호' [넷플릭스 제공]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한국 영화·드라마·웹툰 등 콘텐츠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인기를 끌자, 저작권 보호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불법 사이트에서 k-콘텐츠 불법 유포 사례가 늘어나면서다. 인기에 비례해 불법 복제·배포도 증가하면서 저작권 피해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웹하드·토렌트·P2P(이용자끼리 직접 주고받는 서비스) 등 국내외 불법 공유 사이트에는 전세계 영화제 61관왕을 수상한 ‘미나리’가 불법 유통되고 있다. 12일 미국 개봉을 시작으로 다음달 3일 국내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으나, 이미 불법 공유 사이트에서는 복제물이 쏟아졌다. 미나리의 수입과 배급을 맡은 판씨네마는 최근 불법 복제‧배포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한국 최초 우주배경 SF영화 ‘승리호’도 불법 공유물 피해를 입었다. 넷플릭스 개봉 후 전세계 스트리밍 1위를 기록하자, 각종 불법 공유 사이트에 저작물이 우후죽순 퍼졌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넷플릭스 측과 대응에 나서며 632건(9일 기준) 침해 사례를 적발해 경고, 삭제 등 시정 권고 조치에 나섰지만 암암리 퍼지는 불법 사이트 특성상 박멸은 불가능하다.
콘텐츠 불법 공유는 계속된 문제였지만, 이제는 범위가 글로벌로 확산되는 추세다. k-콘텐츠 인기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콘텐츠 소비층이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영화 불법 복제물 데이터 조사 업체 무소(Muso)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유럽, 미국, 캐나다 등에서 영상물 불법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사이트 방문률은 최대 66% 증가했다. 실제 넷플릭스 '킹덤'은 개봉 하루만에 불법 사이트에 복제물이 퍼졌고, 지난해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비티에스 맵 오브 더 소울 원’도 영상이 불법 유출돼 불법 인터넷 주소(URL) 171개를 삭제한 바 있다.
영화 '미나리'[판씨네마 제공] |
글로벌 흥행가도 중인 웹툰도 마찬가지다. 웹툰이 업로드되자마자 불법 공유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등장하며,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20만명을 넘는 사이트도 있을 정도다. 네이버웹툰은 불법 복제 및 유통을 방지하는 AI 기술 ‘툰레이더(ToonRadar)’등을 개발해 자체 대응에 나서지만 해외 불법 사이트를 거치는 탓에 한계는 있다.
불법 경로는 다변화되고 있다. 기존에는 웹하드·토렌트·P2P·검색엔진 등을 통해 주로 공유됐지만, 최근에는 페이스북·유튜브·개인용 클라우드·모바일 메신저 등 경로도 악용된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 방식을 통해 이뤄지는 식이다. 한국저작권보호원 측은 계정 운영자가 채널 개설과 폐쇄를 반복해 단속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정부와 국내 콘텐츠업계는 대응 중이지만 한계다. 해외에 사이트를 두고 있어 적발이 쉽지 않아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관계자는 “최근에는 유튜브나 SNS를 통해서도 다량으로 유포돼 적발이 쉽지 않다”며 “모니터링 업체를 통해 대응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최근 빅데이터 기반 '저작권 침해대응시스템'을 구축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해외 콘텐츠 경상수지가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한 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류 콘텐츠 흥행에 따른 저작권 대응 방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중국, 태국, 베트남, 필리핀에 저작권 해외사무소를 통한 모니터링 이외 국가에는 90여명의 모니터링단을 운영 중이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저작권 침해정보 시정요구 건수는 지난해 7161건으로 3년전(777건)보다 9배 넘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