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바로 너’는 유재석 씨가 있었기에 가능한 프로그램이죠.”

시즌3까지 선보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의 조효진PD는 성공의 공을 출연진들의 맏형 유재석에게 돌렸다. 두 사람은 조PD가 SBS 재직 시절, ‘일요일이 좋다-X맨’과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의 프로그램으로 호흡을 맞춘 사이다.

조효진PD는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에서 “‘범인은 바로 너’가 실험적인 롤플레잉 게임이다 보니 유재석 씨가 참여하지 않으면 (성공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았다”며 “유재석 씨에게 ‘형이 이 프로그램 안하면 나는 다른 일 하면서 먹고 살게’라고까지 얘기하며 설득했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다행히 유재석이 ‘범인은 바로 너’에 참여하면서 이 프로그램은 한국 최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시리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악플러 등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PD는 “출연진들이 롤플레잉에 어느 정도 적응한 뒤라 사회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예능 프로그램도 사회적 이슈를 담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작진은 악플러 외에도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과 관련된 주제를 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용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주제가 심각해져 결국 해당 기획안을 폐기하기도 했다.

조PD는 “주어진 대본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리얼하게 반응해야 하는 프로그램의 성격상 출연진의 시선에서 반응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의 한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조효진PD는 플랫폼의 실험을 수차례 거쳤다. 지상파 채널인 SBS를 거쳐 ‘컴퍼니 상상’이라는 회사를 차려 중국판 ‘런닝맨’인 저장위성TV ‘달려라 형제’ 등을 연출하며 초창기 중국 예능 한류를 일궜다. 컴퍼니 상상이 넷플릭스와 오리지널 시리즈 계약에 성공하면서 ‘YG전자’ 등 또다른 예능 프로그램의 넷플릭스 제작이 가능해졌다.

조PD는 “OTT채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시청 타깃이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지상파 채널은 전 연령의 평균시청률이 중요하지만 OTT 채널은 특정 시청 타깃을 대상으로 화면의 색깔, 퀄리티까지 신경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는 연출자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데 그런 보완이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그는 또 “‘런닝맨’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해외 반응을 알기까지 시일이 걸렸는데 넷플릭스는 전세계 동시공개다 보니 성적을 금방 알 수 있어 신기했다”고 했다.

실제로 ‘범인은 바로 너’는 공개 직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톱10에 진입을 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렇지만 조PD는 ‘범인은 바로 너’의 시즌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면 사골처럼 우려 먹다가 결국 박수칠 때 떠나지 못하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과는 확연히 다른 방침이다.

그는 “하고 싶은 얘기가 더 있긴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발전된 부분은 없다”며 “할 수 있다면 재미있는 스핀오프를 만들고 싶기는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