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사교계를 흔들었던 일명 '가짜 상속녀'가 지난 11일(현지시간) 가석방으로 풀려난 가운데, 그녀의 스토리를 방송·출판사에서 앞다퉈 사들이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 매체에 따르면 올해 서른 살의 애나 소로킨은 최근 자신의 스토리를 넷플릭스에 팔고 32만 달러(약 3억 6000만 원)를 받았다.
소로킨은 넷플릭스에 받은 돈을 피해배상금 20만 달러와 벌금 2만4000달러(약 2700만 원), 변호사 수임료 7만5000달러(약 8500만 원)를 내는 데 쓸 것이라고 인사이더는 전했다. 이어 추가로 대출받았던 은행에 7만 달러(약 7900만 원)의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 뉴욕법원은 소로킨에 대해 '선 오브 샘' 법률을 적용해 이익을 얻지 못하게 할 예정이다. 이는 범죄자가 범죄로 얻은 유명세를 이용해 이익을 얻는 것을 금지한 법률로, 2001년 이후 이 법이 적용된 사례는 소로킨이 처음이다.
소로킨의 지인인 윌리엄스는 『내 친구 애나: 가짜 상속녀의 진짜 이야기(My Friend Anna)』라는 책을 써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후 미국의 대표적인 케이블 유료영화 채널인 HBO도 『내 친구 애나』를 영상물로 제작하기 위해 윌리엄스에게 각각 33만 5000달러(약 3억 7700만 원)를 지불했다.
현실판 '리플리'로 불리는 애나 소로킨은 자신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진 유력 가문의 상속녀라고 소개하며 2013년 뉴욕 사교계에 갑작스럽게 등장했다. 당시 소로킨은 '애나 델비'라는 가명으로 뉴욕의 패션·예술계 인사들과 어울리면서 명품을 사고 호화 여행을 가는 등 사치 생활을 즐겼다. 그녀의 일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주 올라오곤 했다.
소로킨은 서류를 위조해 은행 등에 2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대출받아 미술품이 전시된 고급 레스토랑 겸 회원제 클럽을 만들겠다고 계획했다. 또 호화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지인에게 빚을 지거나 대신 결제를 하게 하는 등 사기 친 금액도 수만 달러에 달한다.
4년간 지속된 소로킨의 이중생활은 그의 실제 배경과 사기 행각등이 발각되고 2017년 10월 절도와 사기 등의 혐의로 체포되며 막을 내렸다.
소로킨은 지난 2019년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러다 지난해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후회한다고 돌연 태도를 바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소로킨은 가석방 후 독일로 추방될 예정이다.
한편 소로킨은 재판 과정에서도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소로킨은 당시 법정에 출석하면서 개인 스타일리스트가 골라준 명품 의류를 입고 죄를 뉘우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법정 진술에서 "중요한 건 미안하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죄책감을 갖는다면 나 자신과 모든 사람에게 거짓말을 한 게 된다"라고 주장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