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우주SF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우주SF 영화임에도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공개된 영화는 그간의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비주얼로 '최초'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승리호'는 2092년을 배경으로 병든 지구를 떠난 사람들이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 UTS를 만들고, UTS 밖에서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승리호 선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송중기와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이 주연을 맡았다.
제작비 약25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이 영화는 당초 지난해 성수기 극장 개봉용으로 완성된 작품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극장 개봉을 미뤘고 결국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으로 공개되게 됐다.
'승리호'의 넷플릭스행은 정해진 수순처럼 보였다. 극장에서 1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손에 꼽히는 상황에 25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는 개봉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승리호'가 예정대로 개봉을 감행했을 경우 예상되는 손익분기점은 약580만명 정도로, 최근의 극장 상황에서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숫자다.
지난해 극장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다. 이 영화는 확진자 수가 줄어든 여름 성수기에 개봉해 최종 43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승리호'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정도로 인기를 얻는다고 해도 손익분기점까지 약 150만명 정도가 부족하다. 결국 '승리호'는 안정적으로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는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다.
'승리호'처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는 앞서 세 편이 있었다. '사냥의 시간'과 '콜' '차인표' 등이다. 세 편의 영화 중 관객(혹은 넷플릭스 구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반응을 얻은 영화는 '콜'로 OTT콘텐츠 인기 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서 3058포인트를 얻어 지난해 넷플릭스 인기 영화 순위에서 69위를 차지했다. 다소 미미한 반응을 얻었던 '사냥의 시간'이나 '차인표'에 비교할 때 괄목할만한 성적이다.
'콜'은 범죄 스릴러와 판타지 장르를 결합한 복합적인 장르 영화로 스트리밍 공개 형식에 걸맞은 작품이었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관객들의 몰입을 끌어내는 내용으로 인기를 얻었고, 박신혜 전종서, 두 배우의 탁월한 연기력도 많은 칭찬을 끌어냈다. 극장에서 볼때와 다른 느낌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물들의 심리나 그들을 둘러싼 상황의 변화를 따라가는 작품이라 보는 이들의 몰입을 끌어내는 데 용이했다.
'승리호'는 어떨까. '콜'과 비교한다면 '승리호'는 다소 불리할 수 있다. 우주SF라는 장르의 특성상 공간감과 깊이감을 체험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극장 관람의 형태가 관람에는 더 효과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리호'의 패배를 예단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 영화가 기존 공개 작품들 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을만한 이유들이 있다. 한국에서 만든 최초의 우주SF 영화라는 타이틀, '늑대소년' 조성희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한류 스타 송중기, '미스터 션샤인'을 비롯해 영화 '아가씨' 등을 통해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스타 김태리가 주연을 맡았으며 볼거리 외에도 한국 영화 특유의 보편적인 감성을 담아 드라마적으로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만한 요소들이 있다.
한국 영화와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의도치 않게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미국 제작사 작품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제외한다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네번째 한국 영화인 이 영화가 이전의 작품들을 뛰어넘는 명성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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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N초점]① 베일 벗은 넷플릭스 '승리호', '콜' 넘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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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uch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2.13 23:03 976 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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