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끝자락, 우울하다면 한국 대표 웹툰 10선!
‘코로나 블루’ 날려줄 엔도르핀 유발제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 2021-02-13 10:00:02
- 사회적 거리두기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엔도르핀 유발제’가 아닐까. 가뜩이나 연휴도 끝나가는 오늘, 기분이 급 우울하다면 모처럼 웹툰을 클릭해보는 건 어떨까. ‘신동아’는 황중환 조선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교수(만화가)와 박석환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에게 연휴에 즐기면 좋을 웹툰 추천을 요청했다. 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하고, 영화보다 여운이 오래가며, 책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웹툰 10편을 소개한다.
●‘드라마 덕후’ 사이에서도 화제, 인기 드라마 원작
스위트 홈/ 김칸비(스토리)·황영찬(그림)/ 완결
두 교수가 함께 추천한 웹툰.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차현수가 가족을 잃고 혼자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 지난해 12월 제작된 동명 드라마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박 교수는 “내재된 욕망이 인간을 괴물로 만든다는 흥미로운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황 교수는 “한국인 정서에 맞는 스릴러로, 좀비 대중화에 기여한 작품”이라고 추천했다.경이로운 소문/ 장이/ 연재 중
악귀 사냥꾼 ‘카운터’가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 취업해 지상의 악귀를 물리친다는 내용의 웹툰. 통쾌하고 알찬 구성의 스토리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동명의 OCN 드라마도 1월 24일 최종회 시청률 11.0%로 해당 채널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 교수는 “한국형 패밀리 히어로물의 탄생”이라고 평가했다.아만자/ 김보통/ 완결
2014년 연재 당시 ‘오늘의 우리만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은 작품. 말기 암 선고를 받은 26세 청년이 현실은 고통스럽지만 꿈속에서 흥미진진한 모험을 펼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제목 ‘아만자’는 ‘암환자’를 소리나는 대로 표기한 것이다. 동명 드라마는 지난해 9월 카카오TV에서 방영돼 화제를 모았다. 황 교수는 작가가 8년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 이야기를 모티브로 사실감 있는 스토리를 전개한 데 대해 높게 평가하며 “분주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재미에 감동까지…명품 수상작
우두커니/ 심흥아(스토리)·우영민(그림)/ 완결
2020년 부천만화대상 수상작.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 이야기다. 부부 작가가 직접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했다. 단순한 그림체와 정제된 대사가 깊은 울림을 준다는 평. 황 교수는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며 “고령화가 심각한 우리 사회에서 치매 노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웹툰”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아티스트/ 마영신/ 완결
2019년 ‘오늘의 우리만화’ 선정작. 인간적이지만 ‘찌질한’ 예술가들을 주인공으로 인간 본성과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중견 화가, 이간질쟁이 가수 겸 작가, 소심하지만 마음속 응어리를 간직한 채 사는 작가 등 세 명의 주인공을 통해 인간의 허위와 위선이 여과없이 드러난다. 박 교수는 “순수성의 보루라고 하는 예술가의 민낯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이 흥미롭다”고 평했다.김철수 씨 이야기/ 수사반장/ 완결
2017년 ‘대한민국 만화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작. 주인공 김철수는 태어나자마자 쓰레기 소각장에 버려지고, 정신이 온전치 않은 여인 손에서 자라는 등 삶 전체에 고난과 역경이 가득한 인물이다. 그의 인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 황 교수는 “불행으로 점철된 삶에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화끈하고 신선한 에너지 ‘뿜뿜’, 액션 웹툰
더 복서/ 정지훈/ 연재 중
압도적인 실력을 가졌으나 자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 천재형 복서 ‘유’, 빼어난 실력에도 점점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괴물형 복서 ‘류백산’, 역경을 딛고 성장해가는 노력형 복서 ‘인재’ 등 세 명의 복서가 등장하는 작품. 주인공 ‘유’와 그를 상대하는 ‘류백산’ ‘인재’의 서사가 밀도 높게 전개된다. 박 교수는 “스포츠 웹툰의 새로운 경지”라고 평했다.열혈강호/ 전극진(스토리)·양재현(그림)/ 연재 중
1994년 5월 20일 첫 화를 시작으로 27년째 연재 중인 국내 최장수 무협 만화. 사파(邪派) 무림지존 천마신군의 여섯 번째 제자 ‘한비광’이 주인공. 그가 정파(正派) 최고수 담신우의 손녀 담화린을 보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좌충우돌 무림기행을 흥미롭게 풀어간다. 한국 만화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박 교수는 “분량이 방대한 작품이어서 보기를 주저했다면 이번 연휴에 ‘도전’해보면 좋을 작품”이라고 말했다.●달달한 설렘, 로맨스 웹툰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비츄 원작, 김렉나 그림/ 연재 중
순정남 한진수와 결혼한 주인공 김수희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사망한 뒤 ‘고려 왕국’ 공주로 환생하며 벌어지는 갈등과 사랑을 다룬 작품. 동명의 웹소설이 원작. 여자를 하대하는 ‘고려 왕국’에서 김수희가 펼치는 좌충우돌이 흥미진진하다. 박 교수는 “최근 로맨스 웹툰 붐을 이끈 인기작”이라고 평했다.간 떨어지는 동거/ 나/ 연재 중
인간 모습을 한 999살 구미호 신우여와 22세 ‘모솔’(모태 솔로) 대학생 이담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 인간이 되고자 수백 년 간 노력해온 신우여의 여우 구슬을 이담이 실수로 삼켜버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황 교수는 “로맨스와 코미디,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 뛰어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동명 드라마가 올 상반기 방영될 예정이다.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