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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설연휴 개미지옥 가이드] 최유빈의 영화 픽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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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2.12 12:48 1,60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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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개미지옥 가이드] 최유빈의 영화 픽

영화, 드라마, 웹툰, 책… 다 보려면 3박4일로는 모자랄 것이다

등록 : 2021-02-11 21:09 수정 : 2021-02-12 10:52

 
 
제1350호
 
사회적 거리 두기로 고향을 방문할 수도, 여행을 갈 수도 없고 그저 ‘집콕’만 해야 하는 설 연휴,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 좋을까. 영화, 드라마, 웹툰, 책… 볼 것이 너무 많아 차마 고르기가 어렵다면? 콘텐츠의 홍수 속에 어떤 작품을 봐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를 위해 골라봤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의미의 ‘개미지옥’처럼 한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설 연휴 개미지옥 가이드 속 작품들을 ‘정주행’해보자.
예전이나 지금이나 ‘설 특집’이 붙은 신문이나 주간지를 받아볼 때, 주요 기사는 안 봐도 ‘볼만한’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추천 기사는 꼭 읽었다. ‘볼만한 콘텐츠’엔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답이 있었다. 너무 뻔하지도 너무 낯설지도 않으면서 이런 기사를 제일 기대하는 나 같은 사람의 마음에 딱 들 만한 추천글을 고심하다 포기했다. 늘어난 내 뱃살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집콕’ 하면서 봤던 영화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또 ‘씨네필’이라 부를 만큼 전문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당히(!) 영화를 즐기는 나 같은 독자가, 보려다 못 본 영화를 떠올리거나 이미 본 영화라면 과감히 제치길 바라며 골라봤다.

 

 

 
속 시원해지는 멋진 언니들
5명 이상 집합 금지로 마음으로 만나야 하는 ‘언택트’(비대면) 시대의 설 연휴. 이 와중에도 스트레스로 가득한 명절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 이들을 위해 사이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3편을 모아봤다. 멋진 언니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대리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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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엔터테인먼트 제공

 

<부탁 하나만 들어줘>(미국·2018·왓챠)
아들 친구를 집에 데려다주러 갔더니, 아들 친구의 엄마가 낮부터 직접 만든 마티니를 건넨다면? 바지 정장을 한 이 멋진 워킹맘이 아이를 잠시만 봐달라고 부탁한다면?

 

전업주부이자 요리 유튜버인 스테파니는 자신이 선망하는 워킹맘 에밀리의 부탁으로 에밀리의 아이를 봐주게 된다. 하지만 에밀리는 아이를 맡기고 갑자기 자취를 감춘다.

 

완벽한 직장여성으로 보이는 에밀리에겐 무서운 비밀들이 있고, 다정하지만 지루해 보이는 스테파니에겐 위기의 순간에 빛나는 능력이 있다. 스테파니 같은 슈퍼맘을 ‘맘충’으로 폄훼하지 않고 특유의 세심함과 네트워킹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멋진 여성으로, <가십걸>의 철부지 세레나를 남자를 제압하는 매력적인 ‘쎈 캐’로 만들었다. 사건의 진실을 찾아나서는 스릴러 영화지만 빠른 호흡과 유머 코드로 즐겁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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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미스 아메리카나>(미국·2020·넷플릭스)
세계적인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 그래미 어워드 10회 수상, 2020년 한 해 수입은 6350만달러, SNS 팔로어 1억만 명…. 엄청난 재능을 가진 뮤지션인 스위프트는 매 순간 결정해야 한다. 자신을 드러낼지 아니면 꼭꼭 숨길지.

 

스위프트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컨트리 장르의 팬들 때문에 약 10년 동안 정치적 목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그러던 그가 정치에, 자신의 성추행 사건에, 자기 몸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마르면 마른 대로 뚱뚱하면 뚱뚱한 대로, 애인이 바뀌면 바뀌는 대로 그야말로 뭘 하든 욕하는 사람들 속에서 과연 그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구마 100개 먹는 답답함을 느끼다가도 결국 멋지게 제 갈 길 가는 스위프트의 모습에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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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컨택트>(미국·2017·왓챠)
당당하고 센 언니들만 멋진 게 아니다. 자신의 가혹한 운명(!)을 피하지 않고 묵묵히 받아들이는 여성도 멋지다.

 

언어학자 루이스 뱅크스는 세계 각지에 갑자기 나타난 외계 생물체의 언어를 번역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보호장비 없이 다가가는 루이스. 호전적인 다른 전문가들은 모두 실패했지만, 루이스는 외계인의 언어 해석에 성공하는데….

 

이 영화는 묻는다. 미래를 알면 미래를 바꿀 것인가? 언젠가 죽을 걸 알면서도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는, 언젠가 헤어질 걸 알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루이스의 멋진 선택이 위로를 준다.

 

 

 
가족이 뭐길래
명절이 되면 모른 척하려 해도 모른 척할 수 없다. 대체 가족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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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나이브스 아웃>(미국·2019·왓챠)
85살인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작가가 숨진 채 발견된다. 과연 누가 죽였을까. 작가가 남긴 엄청난 재산 때문에 오히려 의심이 가는 주변 사람만 많아지는 복잡한 상황.

 

딸, 아들, 손주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용의선상에 오른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을 따라가다보면 ‘가족이 뭐길래, 돈이 뭐길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등장인물들의 말 하나, 행동 하나가 복선이 되기 때문에 범인을 추적하는 장르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돈이 많고 가족이 많아도 결국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친절한 간병인만 못하다는 교훈(!)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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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딕 존슨이 죽었습니다>(미국·2020·넷플릭스)
상상하기도, 준비하기도 어려운 가족의 죽음에 대해 커스틴 존슨 감독은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이 다큐멘터리는 감독의 아버지인 딕 존슨이 다양한 방식으로 죽는 장면과 죽음 이후 상황을 연출로 담아낸다. 알츠하이머인 아버지의 여러 모습을 담고 싶다는 감독의 바람대로 아버지는 주인공 딕 존슨, 자기 자신을 연기한다.

 

딕은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죽기도 하고, 길 가다 떨어진 물건에 맞아 죽기도 한다. 가짜 피를 뚝뚝 흘리며 자신의 죽음을 연기하는 딕의 모습은 슬프다기보단 유쾌하다. 미리 해보는 가짜 장례식에 눈물을 펑펑 쏟는 딕의 친구는 짠하지만, 딕이 좋아하는 초콜릿케이크가 가득한 천국의 모습은 즐겁다. 거짓인 듯 진짜 같은 다큐 속에 감독을 비롯한 딕 자신도, 주변 사람들도 언젠가 찾아올 딕의 부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가족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한 번쯤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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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 제공

 

<메종 드 히미코>(일본·2006·왓챠)
용서하기 힘든 가족이 있다면 꼭 용서할 필요는 없다. 대개의 가족영화가 갈등을 빚다 종국에는 용서와 이해의 과정으로 가지만, 이 영화는 완전한 이해를 구하진 않는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죽은 엄마의 빚 때문에 하루하루 힘들게 보내는 사오리. 아버지를 증오하는 그에게 어느 날 아버지의 남자 애인인 하루히코가 찾아온다. 아버지가 병에 걸렸으니 와서 간호해달라는 것. 돈이 급한 사오리는 아버지가 싫지만 제안을 받아들인다. 사오리는 아버지가 있는 성소수자들의 실버타운 ‘메종 드 히미코’로 향한다.

 

사오리가 ‘메종 드 히미코’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유대를 맺는 과정에서 혈연관계가 아닌 가족을 통해서도 따뜻함과 치유를 주고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리즈물 도장 깨기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연휴 동안 시리즈물 도장 깨기를 하면 얼마나 뿌듯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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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제공

 

<트와일라잇> 시리즈 (미국·2008·넷플릭스) 총 5편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욕드’가 있다면, 욕하면서 보는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있다.

 

드라큘라와 늑대인간, 그리고 양쪽에서 사랑받는 여주인공. 뻔한 설정에 외모지상주의와 순결을 지키는 보수적인 인물까지. 욕할 거리투성이지만 대세 배우가 된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 두 주인공의 신인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큰 매력이다. 최근작 <테넷>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패틴슨이 자신의 흑역사로 꼽을 정도로 이 시리즈를 부끄러워한다는데, 그 정도로 이 시리즈는 갈수록 이야기가 개연성을 잃는다.

 

그러나 욕하면서 보는 콘텐츠의 매력은 이걸 보고 다 같이 욕한다는 공감대 아닌가. 이 시리즈를 다 보고 난 뒤엔 인터넷을 검색해보길 추천한다. 많은 사람이 조목조목 비판해놓은 글을 찾을 수 있는데, 나와 어느 지점에서 같고 다른지 비교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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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 (미국·2018·넷플릭스) 총 3편
한국계 미국인 작가 제니 한의 베스트셀러가 원작. 짝사랑한 남자들에게 몰래 적었던 러브레터가 발송되면서 겪는 해프닝을 다룬 1편이 흥행하면서 2편, 그리고 최근에 3편(2월12일)까지 나왔다.

 

이 시리즈의 재미는 한국계 미국인인 주인공과 그 가족이 미국 생활에서 보여주는 ‘케이(K)컬처’에 있다. 한국 요구르트 같은 익숙한 음료가 나오는가 하면, 블랙핑크의 노래, 한복 입고 세배하는 모습 등이 화제가 됐다. 한국에서 촬영한 마지막 편엔 서울 곳곳이 등장한다.

 

평범한 여고생과 매력적인 남학생의 로맨스는 전형적인 하이틴 스토리지만 밝고 행복한 결말이 가져다주는 안도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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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해리 포터> 시리즈(미국·2001·왓챠) 총 8편
누구나 한 편 이상 봤지만 전 편을 다 본 사람은 생각보다 적은, 바로 그 시리즈다. 영화로 8편이나 되는 시리즈물을 보고도 시간이 남는다면 번외편이라 할 수 있는 <신비한 동물사전>(넷플릭스)까지 섭렵할 수 있다.

 

<해리 포터>를 어린이만의 판타지물이라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다시 보면 새삼 그 어두운 세계관에 놀라게 된다. 뒤로 갈수록 내적 갈등이 심한 해리 포터의 모습이나 의외의 순애보를 보여주는 반전 인물까지. 10년에 걸친 촬영 기간에 <해리 포터>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재미다. 어느새 훌쩍 큰 그들의 모습에서 거대한 한 세계가 시작되고 끝났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다.

 

 

최유빈 한국방송 라디오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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