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도 행복하다! ‘집콕'하는 당신을 위한 시간 순삭 드라마 5 [왓칭]
설 연휴 혼설 혼술족들 모여라
왓챠 vs 넷플릭스 vs 웨이브
나흘 순삭 드라마만 모아봤다
가족도 다섯이 넘으면 못 모이는 초유의 설 연휴. 일은 쉬어도 딱히 할 일이 없고, 자의든 타의든 지엄한 K-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홀로 ‘집콕’하는 이들을 위해 정주행 영화·드라마 5개를 추렸다.
우리에겐 나흘의 시간이 있다. 지레 겁먹고 미뤄뒀던 8시즌짜리 드라마부터 하루 정도면 정주행 가능한 영화까지 다양하게 모았다. 공통점은 하루든 나흘이든 일단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것. 기왕 돈 내고 가입했다면 이 작품들만큼은 꼭 보자. 오래 돼도 촌스럽지 않은, 웰메이드 클래식 콘텐츠들만 꼽았다.
1. ‘콜바넴' 감독의 첫 드라마, 위아후위아(We are who we are·2020) 📽
믿고 보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 그가 전작인 ‘아이엠 러브’ ‘비거스플래쉬’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묘사한 강렬하고 나른한 여름의 빛과 영상미에 매혹된 이들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 지난해 가을 미국 HBO와 이탈리아 Sky Atlantic에서 방영됐고, 칸 국제 영화제 감독 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이탈리아 북부 키오자의 미군 기지로 떠밀려온 10대들의 이야기. 14세 소년 프레이저와 케이틀린의 유대를 바탕으로 청소년기의 혼란한 정체성과 사랑을 그렸다. 군인 자녀들로 3년마다 부모를 따라 터전을 옮겨 다니는 아이들의 눈부신 성장기다. 레즈비언 엄마 부부를 둔 프레이저와 자꾸만 아빠 옷이 입고 싶은 케이틀린. 감정묘사에 탁월한 구아다니노 감독 덕에 낯선 설정들에도 쉽게 공감하며 녹아든다.
천천히 한 편씩 보기보단 하루에 몰아 보길 추천한다. 7시간짜리 긴 영화를 보고 한숨 푹 자고 나면 나도 그들처럼 10대의 어느 여름 한가운데 와있다.
- 감독🎬 : 루카 구아다니노(Luca Guadagnino)
- 장르🍺 : 미국, 이탈리아 드라마
- 길이⏰ : [시즌 1] 8회(회당 45~50분)
- 로튼토마토🍅 : 88%
- IMDB⭐ : 7.1/10
2. 착하게 살자,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2013)📽
뉴욕의 백인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란 중산층 여성이 대학시절 사랑에 빠져 저지른 멍청한 실수로 15개월 간 감옥에 간다. 유대인 약혼자와 탄탄한 미래가 보장됐던 파이퍼 채프먼의 삶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누굴 원망하랴. 죄는 후회해도 사랑엔 후회 없다. 온실 속 화초같던 주인공 파이퍼 채프먼이 최악의 여성 교도소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적응 스토리다.
작가 파이퍼 커먼이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회고록이다. 그만큼 강렬하고 사실적이다. 시즌 1 첫 화의 자극적인 19금 장면들에 놀랐다면 걱정 말고 조금만 넘기며 보길 추천한다. 첫 시즌이 가장 심하다. 그렇다고 용두사미는 아니다. 전체 시즌 중 마지막 시즌이 가장 좋은 흔치 않은 드라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생생하고 입체적이라 정들지 않고는 못 배긴다. 마지막 시즌에서 매회 오열했다는 팬들 후기가 쏟아지는 이유다.
- 제작🎬 : 젠지 코헨
- 장르🍺 : 미국 드라마
- 길이⏰ : [시즌1] 10회 (회당 50~60분) [시즌2] [시즌3] ... [시즌7]
- 로튼토마토🍅 : 90%
- IMDB⭐ : 8.1/10
3. 밀레니얼 세대의 셀린저, 노멀피플(Normal People·2020)
‘밀레니얼 세대의 셀린저’라는 극찬을 받으며 전 세계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샐리 루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1991년생 작가를 맨부커상 후보에 올린 작품이다. 미혼모이자 가사 도우미 아들인 ‘코넬 윌드런'과 전문직 부모 아래 부유하게 컸지만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받으며 뒤틀려 온 ‘메리엔 셰리던', 두 아일랜드 10대의 성장과 사랑 이야기다.
쨍쨍한 한낮도 이 드라마에선 축축하게 물기를 머금고 있다. 인기 많은 교내 럭비 선수 코넬과 똑똑하지만 괴팍해 모두가 피하는 메리앤. 모든 면에서 양 극단에 있는 두 10대가 서로에게 끌림을 느끼고 빠르게 가까워진다. 드라마는 두 사람의 사랑을 순수하고 풋풋한 한때의 연애로 그리지 않는다. 성별과 결핍, 사회적 계급 등 사랑을 방해하는 현실적 요소들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신인이라고 믿기 어려운 두 배우의 자연스럽고 입체적인 감정 연기가 돋보인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로만 보기엔 감정의 진폭이 크다. 드라마는 한 회가 끝날 때마다 아일랜드의 풍광을 한참동안 비춘다. 특유의 서늘한 느낌이 음악과 영상에 담겼다.
- 각본🎬 : 샐리 루니
- 장르🍺 : 아일랜드 미니시리즈
- 길이⏰ : [시즌1] 8회 (회당 40~50분)
- 로튼토마토🍅 : 90%
- IMDB⭐ : 8.5/10
4. 설렘주의보!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To All the Boys I’ve Loved Before·2018) 📽
한때 짝사랑의 열병을 앓게 한 다섯 명의 남자, 그들에게 몰래 적은 다섯 통의 비밀 러브레터. 무덤까지 갔어야 할 편지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한국계 미국인 ‘라라진'의 설레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하이틴 로맨스 영화 ‘내사모남(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3편이 오는 12일 공개된다.
한국계 미국인 제니 한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편에 등장한 한국의 살구색 요구르트, 2편에 등장한 한복과 제사 장면들은 해외에서도 화제가 됐다. 3편의 배경은 서울이다. 엄마의 나라로 여행을 온 라라진은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광장시장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남산타워 같은 서울의 ‘핫플레이스’들이 등장한다. 가벼운 로맨스라 3편을 먼저 봐도 무리 없겠지만, 더 큰 설렘을 위한 정주행도 나쁘지 않다.
- 각본🎬 : 제니 한
- 장르🍺 : 미국 로맨스 영화
- 길이⏰ : [1편] 100분, [2편] 102분
- 로튼토마토🍅 : 96%
- IMDB⭐ : 7.1/10
5. “Winter is Coming”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2011) 📽
끝판왕을 소개한다. 미드 좀 봤다는 사람들은 죄다 본 이 드라마를 아직도 안 봤다면, 일단 이번 연휴에 시즌 1 정주행을 추천한다. 하지만 과연 시즌 1에서 멈출 수 있을까?
HBO에서 2011년 4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무려 9년에 걸쳐 방영한 대작이다. 너무 길고 방대해 엄두가 안 났다면 이번 연휴가 기회다. HBO 드라마 사상 최고의 히트작으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매 시즌 6000~7000만 달러가 투입돼 극장용 블록버스터 영화급 완성도를 갖췄다.
조지 R.R. 마틴의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가 원작이다. 시즌1만 보고 이 드라마의 주인공을 함부로 판단하지 마시라. 회차가 지날수록 충격에 충격을 거듭한다. 노약자나 임산부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가족들과 보기에도 민망한 장면이 많다. 드라마에 대해 좋은 기억만 남기고 싶다면, 마지막 시즌을 빼고 보는 것도 추천한다.
- 감독🎬 : 데이빗 베니오프, 티모시 반 패튼, 브라이언 커크, 다니엘 미나한
- 장르🍺 : 미국 드라마
- 길이⏰ : [시즌1] 8회 (회당 50~63분) [시즌2] [시즌3]... [시즌8]
- 로튼토마토🍅 : 89%
- IMDB⭐ : 9.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