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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기생충' 오스카 정복 1년... 한국 영화 위상 이렇게 달라졌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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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2.10 07:23 1,31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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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스카 정복 1년... 한국 영화 위상 이렇게 달라졌다

입력
2021.02.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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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지난해 2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국제장편영화상을 받고 트로피를 들어 기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지난해 2월 10일은 “오스카 역사를 만든”(미국 아카데미영화상 홈페이지) 날이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비영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에 올랐다. 한국 영화의 역사를 넘어 세계 영화 역사에 새겨질 기록이다.


 

넓어진 할리우드 가는 길

‘기생충’의 오스카 정복은 많은 걸 바꿨다. 봉준호 감독은 “전 세계가 사랑하는 감독 중 한 명이 됐다.”(알베르토 바르베라 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출연 배우들의 국제적 인지도 역시 상승했다. 최우식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영화 ‘사냥의 시간’은 최우식 출연작이기에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동시 공개가 가능했다. 마케팅 비용 등 총제작비가 117억원인 ‘사냥의 시간’은 극장 개봉 직전 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맞으며 자본회수가 막힌 상태였다. 넷플릭스가 내건 ‘사냥의 시간’ 홍보 문구는 ‘‘기생충’의 최우식 최신작’이었다. 넷플릭스는 117억원 이상을 지불하고 ‘사냥의 시간’ 판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해외 관심도가 높아졌다. 오스카 수상 이후 한국 영화인의 할리우드 진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1987’(2017)의 장준환 감독은 자신의 연출작 ‘지구를 지켜라’(2003)를 할리우드에서 새롭게 만들기 위해 작업 중이다. 장 감독이 메가폰을 다시 잡고, ‘유전’(2017)과 ‘미드소마’(2019)의 아리 에스터 감독이 제작을 맡는다. ‘지구를 지켜라’는 국내 극장에서 7만3,132명만이 봤다. 국내 흥행 실패작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2018년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악녀’의 정병길 감독은 지난해 5월 미국 3대 에이전시 중 하나인 CAA와 계약하고 본격적인 할리우드 활동에 들어갔다. 제러드 버틀러 주연의 액션 영화 ‘애프터번’을 연출 중이며 ‘악녀’의 미국 드라마 버전을 촬영할 계획이다. ‘그때 그사람들’(2005)과 ‘하녀’(2010)로 유명한 임상수 감독은 한국 열매엔터테인먼트와 미국 제작사 2W네트워크가 공동 제작하는 ‘소호의 죄’를 연출한다.

‘기생충’과 ‘지구를 지켜라’의 투자배급사인 CJ ENM 영화사업본부의 고경범 해외사업부장은 “‘지구를 지켜라’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기생충’ 수상 이전부터 진행됐는데 ‘기생충’으로 일이 좀 더 수월해진 면이 있다”며 “예전엔 칸영화제 위주로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감독 등이 주목 받은 반면 최근엔 (할리우드가) 더 넓은 시야로 덜 알려진 한국 영화인과 콘텐츠의 잠재력을 들여다보는 경향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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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의 장준환 감독은 자신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할 예정이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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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 할리우드에서 영화 '소호의 죄'를 연출할 예정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포스트 코로나19 더 주목할 만

‘기생충’ 이후 달라진 한국 영화의 위상은 미국 현지에서도 감지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 중인 박인영 음악감독은 “미국 지인들이 ‘기생충’을 본 이후 한국 영화를 더 추천해달고 한다”며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기생충’이 수상하면서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신입 회원 초청의 문이 우리에게 좀 더 넓게 열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AMPAS는 지난해 6월 박 감독을 비롯해 ‘기생충’의 배우 최우식과 이정은 조여정 장혜진 박소담, 의상감독 최세연, 편집감독 양진모, 음악감독 정재일, 프로듀서 곽신애, 미술감독 이하준, 음향감독 최태영, 작가 한진원, 다큐멘터리 감독 이승준, 디즈니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 이현민 등 한국 영화인 15명을 새 회원으로 초청했다.

‘기생충’ 수상으로 기대되던 한국 영화계의 할리우드와의 협업 속도는 더디다. 코로나19로 미국 영화산업이 사실상 멈춰선 상태라서다. 미국 극장 대부분이 문을 닫고 있기에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나 ‘기생충’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고경범 부장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할리우드에서 여러 기획들을 추진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가시적인 결과물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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