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와 김태리, 유해진 등 유명 배우가 출연하고, 영화 늑대소년을 만든 조성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블록버스터 영화 가운데 이례적인 넷플릭스 직행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작비만 240억 원 정도가 들었으니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손익분기점은 약 580만 명 수준입니다.
여기에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 장르다 보니 큰 화면, 좋은 음향시설은 필수겠죠.
그런데도 넷플릭스로 개봉한 이유, 코로나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해 국내 개봉 영화 가운데 관객 500만을 넘긴 영화는 아예 없었고, 200만을 넘긴 영화도 4편에 불과했습니다.
2019년의 7분의 1 수준인데요.
넷플릭스 개봉이 전화위복이 됐을까요.
개봉 첫날 전 세계 넷플릭스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이 본 영화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첫날인 지난 6일은 16개국, 둘째 날에는 28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조회 수가 많은 것이 제작사에 더 많은 수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승리호는 약 300억 원 정도에 넷플릭스와 배급 계약을 맺었고, 대신 관련 권리를 모두 넘겼습니다.
넷플릭스 자체가 편당 결제가 아닌 정액제입니다.
화질이나 하나의 계정으로 동시 접종 가능 인원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9,500원에서 14,500원 상품을 결제하면 콘텐츠를 한 달 동안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역시 정해진 가격에 넷플릭스가 사들이는 방식입니다.
소위 '흥행 대박'은 어렵게 됐지만, 제작비를 조금 더 웃도는 수준의 수익은 보장받게 된 겁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넷플릭스 개봉에는 난관이 따랐습니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
극장 동시 개봉을 추진했지만 '보이콧' 탓에 멀티플렉스를 뺀 100여 개 소규모 극장에만 걸렸습니다.
극장 측이 극장 개봉과 넷플릭스 상영 사이 3~4주 정도의 간격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이 상황을 바꿨습니다.
넷플릭스의 전 세계 구독자는 지난해 12월 2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잠깐이지만 디즈니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덩치가 큰 엔터테인먼트 그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국내 유료 가입자 역시 지난해 3분기 330만에 달합니다.
동시에 4명까지 접속 가능한 요금제도 있다는 걸 고려하면 실제 이용자는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넷플릭스 직행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영화 산업이 자칫 넷플릭스의 '하청 업체화' 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래서 프랑스는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온 뒤, 2년 동안 온라인을 통한 VOD 서비스를 제한합니다.
충분한 상영 기간, 2차 판매를 담보해서 영화 산업 종사자의 수익을 어느 정도 보장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라는 변수 속 영화와 넷플릭스의 미묘한 동거,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