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추천작]신선했지만 긴장감은 없었던 ‘페이트: 윙스의 전설’
넷플릭스 신작 '페이트:윙스의 전설'은 인간계에서 살던 불의 요정이 자신과 같은 요정들이 다니는 마법 학교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영화 초반부터 '해리포터' 마법 학교를 연상케 하는 학내 분위기와 휴대전화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10대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조화돼 또 다른 느낌의 '해리포터'를 연상케 했다.
게다가 등장하는 요정들의 개성도 강해 볼거리를 더했다. 인간 부모님을 떠나 마법 학교에 들어온 불의 요정 블룸을 중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요정, 식물을 다룰 수 있는 요정, 물을 다룰 수 있는 요정, 빛을 다룰 수 있는 요정들이 소개된다. 또한 요정들과 함께 '그을음덩이'들을 물리치는 전사들도 등장한다.
요정과 전사, 그리고 그을음덩이의 긴장감 넘치는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면, 그러지 않는 게 좋다. 대부분의 싸움이 꽤 싱겁게 끝나기 때문이다. 괴물과 맞대결 중, 멤버들 중 누군가가 큰 위험에 빠지거나 위기 상황은 거의 없다. 거대한 싸움이 예고될 것 같은 순간에도 문제가 쉽게 해결된다.
오히려 10대 요정들의 마법이 시청자의 상상력과 흥미를 자극하는 순간은, 학교나 기숙사 속에서 일어나는 아주 소소한 순간에서다. 10대들이 만들어내는 풋풋한 사랑과 우정 속에서 앙증맞고, 충동적이며, 때론 통제가 안 되는 마법들이 발생한다. 차라리 이런 것들을 바라보는 시간은 즐겁다.
시즌1은 인간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불의 요정 블룸이 자신의 태생과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자아를 찾아야 한다'는 무게감에 비해 영화의 템포는 가볍고 경쾌한 편이다. 어떤 갈등이나 매듭이 진지하거나 깊진 않다.
심지어 영화는 블룸을 내세워 어떤 위기와 갈등을 억지로 만들어내려 한다. 영화 중후반부터 블룸은 안 만들 수도 있었을 것 같은 문제를 자꾸 만드는데, '왜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공감을 얻기 힘들다. 자신의 뿌리를 추적하려는 가느다란 명분만이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수긍하게 만들 뿐이다.
시즌1 내내 딱히 박진감 넘치거나 긴장감 넘치는 순간이 없어, 극을 지속해서 보는 힘이 달리긴 하다. 극을 끝까지 볼 수 있게 하는 힘은, 주인공 블룸과 마법 학교 사이에 얽히고설킨 어떤 비밀 때문이다. '도대체 왜들 저러는 거야?'라는 궁금증이 그나마 극에 대한 호흡을 이어지게 만든다.
징그러운 괴물로 표현된 '그을음덩이'와의 거친 싸움이나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기대하는 사람에겐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다. 다만 고전적인 요정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신세대 요정들의 사랑과 우정, 성장에 관심이 있다면 가볍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