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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1.24 11:34 4,10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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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초콜릿의 단맛에 취하는 동안 벌어지는 일

  • 기자명 이로운넷=양승희 기자   
  •  입력 2021.01.24 10:00

 


[부패의 맛 리뷰①] 넷플릭스 다큐 ‘달콤한 악마’ ‘쓰디쓴 초콜릿’
저개발국 생산자 빈곤해지고 소수의 기업만 배불리는 구조
최소한의 대가 주고 지속가능한 생산 이끌 ‘공정무역’으로

 

향기로운 와인 한 잔, 달콤한 초콜릿 한 조각.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폭력과 착취, 눈속임이 숨어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는 현대사회 인류가 먹고 마시는 먹거리 뒤에 숨은 부패의 손길과 교묘한 진실을 담은 미국 다큐멘터리 ‘부패의 맛(Rotten)’이 있다. 물, 설탕, 초콜릿부터 우유, 생선, 육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식이 우리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어떤 그림자가 존재하는지 조명했다. 공통 키워드에 맞는 에피소드를 묶어 리뷰해봤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음식을 통해 무엇이 현명한 소비인지, 나의 구매가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보자.

입안에 들어왔을 때 사르르 퍼지는 달콤한 맛. 설탕과 초콜릿은 인류에게 가장 사랑받는 먹거리 중 하나다. 그러나 소비자는 설탕과 초콜릿의 어떤 작물에서 처음 생산됐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손에 들어왔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사실 사탕수수와 카카오콩을 생산하고 수확하는 과정은 빈곤국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로 얼룩져있다. 

가난한 나라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생산한 작물은 소수의 설탕·초콜릿 기업을 거쳐 부자 나라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른다. 키우는 사람 따로, 즐기는 사람 따로인 셈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유통망을 점령한 몇몇 기업들만 막대한 돈을 가져갈 뿐, 농부들은 농사를 지을수록 더 가난해지고 자연환경은 더 황폐해진다. ‘부패의 맛’에서는 업계의 불공정한 단합과 로비로 유지되는 설탕과 초콜릿 산업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파헤쳤다.

시즌2 4화- 착취로 일궈낸 설탕 산업 ‘달콤한 악마’ 

날카롭고 질긴 사탕수수 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덥고 습한 날씨에 두꺼운 옷을 입고 작업하지만 저임금에 시달린다./사진제공=netflix
날카롭고 질긴 사탕수수 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덥고 습한 날씨에 두꺼운 옷을 입고 작업하지만 저임금에 시달린다./사진제공=netflix

지난 수백 년간 설탕은 인간에게 ‘사치품’에 속했으나, 현재는 연간 1억 7천만톤 이상을 먹을 만큼 친숙한 먹거리가 됐다. 그러나 엄청난 양의 설탕을 얻기 위해 자연과 노동자가 착취당하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사탕수수 생산지인 멕시코에서는 ‘카녜로’라 불리는 수확꾼이 있다. 사탕수수는 매우 질기고 날카로워서 수확이 까다로운 작물이라, 노동자들은 덥고 위험하고 고된 작업 환경에도 시달린다. 그럼에도 이들은 1톤당 겨우 2.3달러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이렇게 생산된 사탕수수 중 많은 양이 대량 소비국인 미국으로 흘러간다. 미국인의 1인당 연간 설탕 섭취량은 18kg에 달하는데, 일주일에 1.5컵을 먹는 꼴이다. 높아가는 설탕의 인기에 맞물려 설탕 산업은 크게 부흥한다. ‘부패의 맛’에서는 소수의 설탕 기업이 정치적 힘을 키워 연방 및 주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설탕 정책이나 가격을 주무르는 현실을 고발한다.

문제는 설탕 기업의 배를 불리기 위해 미국과 동떨어진 저개발국 국가의 노동자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라질과 카리브해 연안에서는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호수의 물을 빼 농지로 만들거나 비료로 땅을 오염시키는 등 환경까지 파괴하고 있다. 기계보다 저렴한 인간의 노동력을 동원해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고 열매를 수확하면서 농부들은 병들고 가난해진다. 저개발국 농민들의 눈물 없이 선진국 소비자들은 결코 단맛을 즐길 수 없음을 꼬집는다.

시즌2 5회- 초콜릿 생산과정의 불공정함 ‘쓰디쓴 초콜릿’

수확한 카카오열매를 건조하는 서아프리카의 노동자. 열악한 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지만 이들이 얻는 수익은 턱없이 적다./사진제공=netflix
수확한 카카오열매를 건조하는 서아프리카의 노동자. 열악한 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지만 이들이 얻는 수익은 턱없이 적다./사진제공=netflix

‘천상의 맛’이라 불리는 초콜릿을 한 조각 먹을 때마다 지구 한 편에서는 나무와 숲이 파괴되고 있다. 먹거리 중에서도 ‘고급품’에 속하는 초콜릿 뒤에는 극심한 피라미드 수익구조가 숨어 있다. ‘부패의 맛’은 저개발국 농부가 값싼 가격을 뒤집어쓰지 않는 이상, 현재의 초콜릿 산업은 도저히 돌아갈 수 없는 형태로 짜여있음을 지적한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초콜릿을 만드는 원료가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인식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긴 타원 모양에 다 익으면 노란빛을 띄는 ‘카카오’ 또는 ‘코코아’라 불리는 식물의 열매가 그 시작이다. 열매 속에 들어 있는 40~60개의 종자를 발효해 말리면 익숙한 색과 향의 ‘카카오빈’이 생산된다. 카카오 열매가 자라는 환경은 한정적인데, 2/3 이상이 덥고 습한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주로 생산된다. 

가나, 코트디부아르의 농부 대다수가 카카오를 재배하는데, 매우 열악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일한다. 초콜릿 기업들이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고수익을 벌어들이는 반면, 카카오 농부들은 하루 1달러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착취당하는 탓이다. 더 많이 경작하기 위해 농부들은 보호 지역에까지 카카오나무를 심으며 숲을 파괴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생산·유통 과정에 아동노동, 인신매매는 물론 사기와 절도, 살해 등 범죄까지 공공연하게 동원되고 있다는 점이다. 흑인이 생산해 백인이 먹는 초콜릿의 뒷맛이 씁쓸함을 남기는 이유다.


선진국에서 특히 소비량이 급증한 설탕과 초콜릿. 대부분 저개발국 농민들의 손을 거쳐야만 원료를 조달할 수 있다./사진=pixabay선진국에서 특히 소비량이 급증한 설탕과 초콜릿. 대부분 저개발국 농민들의 손을 거쳐야만 원료를 조달할 수 있다./사진=pixabay

‘달콤한 악마’와 ‘쓰디쓴 초콜릿’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불합리한 무역 구조로 발생하는 부의 편중, 노동력 착취, 인권 침해, 환경 파괴 등 문제를 비판한다. 이같은 불공정을 해결하는 방식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바로 공급망에 속하는 저개발국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치르는 것이다. 이들의 딱한 처지를 헤아려 ‘적선’하자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일한 만큼 최소한의 ‘대가’는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가난한 생산자들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거래가 ‘공정무역’이다. 생산한 작물의 가격을 제대로 흥정할 힘이 없는 이들을 착취하는 대신,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고 생산성 개선을 위해 농부들에게 기술이나 기계 등 투자를 지원하면 지속가능한 생산을 이끄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공정무역 원칙을 따라 생산되는 제품을 찾아 이용함으로 이를 지지할 수 있다. 우리가 먹는 설탕과 초콜릿부터 공정함을 더한다면, 그 맛은 더 달콤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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