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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넷플릭스로 떠나는 다크 투어리즘 <지상 최악의 교도소에 가다>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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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1.20 10:38 2,40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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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극장전]넷플릭스로 떠나는 다크 투어리즘
 

2021.01.25주간경향 1412호 

 

온 나라가 한동안 구치소 문제로 떠들썩했다. ‘감옥’이란 공간은 극한의 낯선 환경에 대한 호기심과 직접 체험할 일 없는 안도감의 조합으로 대중문화 인기 소재이기도 하다. 추리소설의 ‘밀실’ 트릭처럼 장르적 스릴과 공간이 가져다주는 사회적 함의 모두 쏠쏠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지상 최악의 교도소에 가다>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행보를 시즌5까지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지상 최악의 교도소에 가다>

넷플릭스 <지상 최악의 교도소에 가다>



시리즈는 성공을 위한 기본에 충실하다. 영국 저널리스트 라파엘 로우의 기용이 특히 그렇다. 19세에 살인 누명으로 종신형에 처해져 12년간 복역한 이력의 소유자가 매번 1주일간 교도소 체험에 나선다. 입소 과정에서 그가 던지는 한마디에 시청자는 기묘한 체험에 동행하게 된다. “여기서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로 3세계의 열악한 교도소들이 1회당 40~50분 분량으로 소개되는데, 교도소 입소 전 해당 국가의 치안상황 소개를 덧붙이곤 한다. 이를 통해 수감자 발생 원인에 대한 배경정보가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살인이나 마약 등 강력범죄 비중이 높고 다수가 빈곤계층 출신인 게 스테레오 타입이다. 공통적으로 ‘엄벌주의’를 취하며, 제대로 된 예산이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 교도 인력이 부족해 갱단에게 내부 관리를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급식 등 처우가 열악하고 폭력에 노출되기 때문에 수감자들은 생존을 위해 갱단에 가입한다. 매트리스 같은 필수품도 구매해야 쓸 수 있다. 이렇게 ‘교도소 경제’가 작동한다.

피해자보다 범죄자 인권이 더 옹호된다고 분노하는 이들에게 필리핀 현실은 살펴볼 만하다. 시즌1에서는 재판 절차가 더뎌 5년 만에 무죄 판결로 석방된 수감자가 등장한다. 그가 있던 교도소는 정원 초과로 침대가 26개 있는 방에 160명이 들어찰 정도다. 그런 위생환경은 전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하지만 시즌5에서도 마약과의 전쟁을 내세운 정부에 의해 수감자는 넘치고, 재판까지 14년을 기다리는 사례까지 나왔다. 이런 에피소드가 우글우글하다. 그래서 종종 선정적으로 보일 때도 있다.

 

시즌마다 1회는 비교와 성찰의 기회다. 시즌3 노르웨이, 시즌4 독일이 대표적이다. 노르웨이 교도소는 1인 1실에 연간 1인당 12만달러 비용을 지출하는 ‘호텔’식 시설 바로 그곳이다. 일상과 평범함을 강조하는 교도소에 국민의 의견도 분분하다. 하지만 입증된 재범률 감소는 분명 사회적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다.

올해 1월 8일 소개된 시즌5는 남아공, 필리핀, 그린란드 3곳을 소개하는데 다른 2곳은 3세계 교도소 전형 그대로다. 그런데 그린란드는 좀 다르다. 문을 연 지 1년도 안 된 시설이라 수감자도 교도관도 좀 어설프다. 엄벌주의와 교화주의 모두 정답이 아니라는 교훈 속에서 막 탄생한 교도소가 앞으로 어떻게 굴러갈지 시청자도 함께 상상해보자는 제작진의 의도 아닐까.

<김상목 대구사회복지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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