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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스위트홈’, 누가 진짜 괴물인가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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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1.09 06:42 3,73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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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누가 진짜 괴물인가
한국형 크리처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욕망에 사로잡혀 괴물이 된 인간...타인과 공존하는 사회는 가능한가
  •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1.01.08 18:12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예고화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예고화면.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괴물이 등장하는 크리처물에는 ‘타자’를 보는 시각이 담기기 마련이다. 어떤 일을 계기로 인간과는 다른 존재가 된 괴물들은 한 때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지만 이제는 다르다는 점 때문에 공포를 유발한다. 좀비나 뱀파이어 그리고 괴상한 크리처가 등장하는 해외의 콘텐츠들은 그래서 꽤 오랫동안 이런 타자들을 공포의 대상으로 보고 ‘박멸’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치부하곤 했다. 

물론 이런 시선은 최근 들어 변화하고 있다. <웜 바디스>나 <렛미인>, <셰이프 오브 워터>처럼 좀비나 뱀파이어 혹은 독특하게 생긴 크리처조차 연인이 되기도 하는 타자에 대한 다른 관점을 담은 작품들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이한 건 작품들에 투영된 타자에 대한 시선은 일관되게도 괴물들에게조차 연민을 지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시즌2가 방영되어 글로벌한 K좀비 열풍을 일으켰던 <킹덤>을 떠올려보라. 거기에는 배고픈 민초들이 형상화되어 공포스럽지만 동시에 연민이 느껴지는 조선 좀비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변화한 존재들이 연민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니었다. 배고픈 민초들과 달리 배부른 권력자들이 변한 좀비들은 연민이 아닌 제거해야할 대상으로 그려졌으니 말이다.

이처럼 우리가 보는 타자에 대한 시선은 연민과 공포가 뒤섞여 있다. 어떤 존재는 변했어도 연민의 대상이 되지만, 어떤 존재는 박멸해야할 공포의 대상이 된다. 이응복 PD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은 이러한 우리 식의 타자를 보는 시선이 크리처물에 잘 접목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이 작품이 특이한 건 ‘괴물화’라는 변화의 과정을 겪음으로써 인간으로 남을 수도, 괴물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선택의 문제’가 들어가게 했다는 점이다. 다이어트를 해야만 했던 연예인 연습생이 모든 걸 먹어치우는 크리처가 되는 설정은 그 괴물화가 ‘욕망’에 의한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괴물화 과정을 겪지만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고 욕망을 억누르며 그린홈 맨션 사람들과 살아가는 차현수(송강)라는 주인공은, 괴물이 되어 무차별적으로 욕망을 분출하며 파괴하는 존재들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애초 살아갈 의지나 욕망조차 없는 은둔형 외톨이로 가족들이 사고로 모두 죽은 후 이 맨션에 들어온 인물이지만, 차츰 이 종말론적으로 치닫는 세계 속에서 맨션 사람들과 유사가족의 따뜻함을 경험한다. 바로 그 경험이 차현수가 괴물이 되지 않고 맨션 사람들을 돕는 이유가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하지만 드라마는 후반으로 가면서 이 종말론적 상황 속에 살아남은 인간들 중에는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존재들이 있고, 정반대로 괴물이 된 존재들 중에도 ‘착한 욕망(이를테면 아이를 구하고픈 욕망 같은)’을 가진 괴물들도 존재한다는 걸 보여준다. 괴물이 되었지만 더할 나위 없이 인간적인 괴물이 있는 반면, 인간이지만 인간이기를 포기한 괴물 같은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통해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누가 진짜 괴물인가. 

차현수는 일진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도 가족의 생계 때문에 이를 무마해버린 부모들 때문에 스스로 방문을 닫아걸고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통념적으로는 은둔형 외톨이가 괴물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를 그렇게 만든 부모나, 그들이 무릎을 꿇게 만든 현실 같은 것들이 실제 괴물이다. 이것은 그가 문밖으로 나와 그린홈 맨션 사람들과 겪게 되는 일들에서도 똑같이 반복된다. 괴물이 됐지만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은 차현수는 맨션 사람들이 자신을 위험한 일에 이용하는 걸 알면서도 그 일을 묵묵히 해나간다. 다행스럽게도 괴물이 되지 않은 그린홈 사람들은 서로를 돕는 방식으로 높은 생존율을 보여준다. 

결국 자신의 욕망을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법을 찾아내는 것이 자신도 타인도 생존하는 길이라는 걸 드라마는 보여준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가진 욕망에 따라 괴물이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러고 보면 <스위트홈>은 크리처물을 가져와 우리네 가족과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가족의 의미가 확장된 사회에서 저마다의 욕망이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고 어우러지면 모두가 생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출처 : PD저널(http://www.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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