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김상호 “아버지 같은 어른의 마음으로 현수 안았다” [일문일답]
배우 김상호가 ‘스위트홈’에서 한두식으로 열연한 소회를 전했다.
지난달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고등학생 차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한 이야기를 그렸다. 공개 4일 만에 해외 13개국에서 1위, 70개국 이상에서 TOP 10위 안에 들며 K-크리처물의 성공적 작품으로 떠올랐다.
극 중 김상호는 송강의 든든한 지원군인 ‘한두식’으로 열연했다. 한두식은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는 아파트에서 무기를 만들고 개조하며 사람들을 도와 그린홈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활약한다.
5일 김상호는 소속사 저스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 정도의 반응을 예상하진 못했다”라며 큰 인기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래는 김상호가 밝힌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Q. ‘스위트홈’의 뜨거운 반응을 예상했나.
A. 이 정도일거라고는 예상 못했다. 본 사람들이 너무 잘봤다고 연락을 준다. 정말 놀랍다. ‘스위트홈’은 철학적으로 느낄 것이 많은 작품이다. 이렇게 잘 만들어서 전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니 기분이 좋다.
작품에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모두에게 생동감이 있어 좋아하시는 것 같다. 인물이 많으면 소외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인데 모두 생생하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이런 결과물을 이끌어 낸 것은 이응복 감독의 힘이다. 그리고 OTT를 통해 세계화된 것인데 대사를 몰라도 시청자가 보게끔 만드는 힘이 있다.
Q. 처음 한두식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A. 작품 자체로 보면 본인의 욕망, 욕구에 잡아먹히는 순간 괴물이 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너무 좋고 철학적이라 끌렸다. 집에서 대본을 읽는데 아이들이 표지를 보고 “아빠 ‘스위트홈’해요?”해서 깜짝 놀랐다. 저는 웹툰을 잘 안봐서 이렇게 원작이 이렇게 유명한 줄 몰랐다. 아이들이 웹툰을 재미있게 봤다더라.
신체가 자유롭지 않지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휠체어를 타고 생활했는데 너무 불편했다. 두식은 휠체어에 익숙함을 넘어 능숙한 인물이라 현장에서 계속 타고 다녔다. 웹툰 상에서 두식의 이야기가 더 있었지만 좀 더 간결하게 가는 것이 좋다 생각했고 이 점에 대해 이응복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께서 워낙 잘하시는 분이라 뭐든 믿고 갔다.
Q. 한두식을 연기하며 중요하게 잡은 포인트가 있다면.
A. 현수는 마음이 다친 아이고 두식은 몸이 다친 사람이다. 저는 몸을 다친 사람이 마음 다친 사람보다 내면이 심플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초점을 여기에 맞췄다. 예를 들자면 두식이 맥주 마시는 것은 애드리브다. 긴장과 안도가 섞인 장면인데 그의 마음 상태와 변화를 풍성하게 표현하기 위해 해봤다. 현장에서 감독님도 마음에 들어 하셨고 완성본에 들어갔다.
Q. 한두식은 괴짜라고 하지만 그린홈에 닥친 위기에서 상황 파악과 대처가 놀랄만큼 빠르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A. 무엇을 해야할지 본능적으로 아는 캐릭터이고, 괴물이 소리에 민감하다는 것도 먼저 알아차릴만큼 분석적이기도 하다. 마음이 닫히지 않았고 스스로를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황이 닥쳤을 때 적극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
Q. 한두식은 일상적인 것들에서 파괴력 있는 무기를 만들곤 한다.
A. 무기를 만드는 것 그리고 무기를 휠체어를 타고 잘 쓸 줄 아는 것이 매력적이다. 두 발이 자유롭지 않아도 유연하고 능수능란하게 착착착 쓰는 모습이 신발을 신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게 아주 좋았다. 두식의 물리적 공간이 작지만 그 안에서 무기와 두식의 팔이 하나로 보일 정도로 역동성을 살리고 싶었다. 걸리적거리는 것처럼 보이면 실패하는 것이라 고민과 노력을 많이 했다. 이 점을 감독님도 아셔서 연출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Q. 한두식은 차현수가 나약함과 두려움 속에서 나와 그린홈의 영웅이 되는 첫 걸음을 열어준 사람이다. 송강과의 호흡은 어땠나.
A. 송강은 굉장히 순하고 착한 친구다. 예전에 ‘미추리 8-1000’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같이 해서 ‘스위트홈’ 촬영 전에도 알고 있었다. 맑은 친구라서 함께 연기하는데 재밌었다. 촬영 갈때마다 살갑게 대해줘서 귀엽고 좋았다.
Q. 실제로 자신이 ‘스위트홈’ 속 ‘그린홈’에 있다면?
A. 무조건 도망가야지 (하하) 본인 욕구와 나약함을 아는 사람은 괜찮은 것 같다. 반대로 그것을 부정하면 본인의 욕구에 함몰되어 버리니... 스스로에게 솔직한 사람들이 살아남을 것 같다.
Q. ‘스위트홈’에는 다양한 괴물들이 등장한다. 그 중 인상깊은 괴물이 있다면?
A. 무척 많다. 인간의 욕구에 따라 괴물이 된 것인데 다이어트 괴물, 프로틴 괴물, 과장 괴물, 괴물 수위 아저씨 등등 괴물이라 하지만 작품 밖에 떨어져 보면 철학적으로 사람 그 자체 같기도 하다. “다들 저런 욕구가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고 안쓰럽더라.
Q. 한두식은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대단한 정신력을 가졌다.
A. 처음에는 감탄. 괴물화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아는 두식이라 다른 사람들보다 현수의 정신력에 더욱 감탄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감탄이 안타까움으로 바뀐다. 현수가 괴로워하는 모습에 아버지 같은 어른으로서, 동료로서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 이상 진실한 말이 더 있을까? 나쁘게 살지 말자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Q. ‘스위트홈’을 봐주신 분들께 한마디 한다면.
A. 감사하다. 워낙 원작 팬층이 두텁더라. 멋진 작품을 탄생시킨 원작자분께 감사하고 멋지게 영상화해준 이응복 감독님께 감사하고, 봐주신 여러분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