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복귀·넷플릭스, 2021년 드라마 풍년… 승자는 누구?
올해도 방송가는 수많은 드라마가 피고 지며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제작과 홍보 활동이 쉽지 않아진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드라마가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고 위로하며 제 역할을 다했다.
YTN star는 2021년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맞이해 주목할 만한 작품을 꼽아봤다.
▶ 식지 않는 열기, 막장드라마
무엇보다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하반기 최대 흥행작인 SBS ‘펜트하우스’의 새로운 시즌이다. ‘펜트하우스’는 납치, 감금, 폭행, 불륜, 시체유기, 왕따 등 막장 드라마의 자극적인 요소를 한데 뒤섞어 숱한 비난을 받았지만 시청률 고공 행진 속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미 시즌3까지 제작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내년에도 ‘펜트하우스’ 열풍이 이어질지 방송가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막장 드라마계의 트로이카로 불렸던 임성한 작가와 문영남 작가의 복귀 역시 눈길을 끈다.
임성한 작가는 '보고 또 보고', '온달 왕자들',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보석 비빔밥', '오로라 공주' 등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그러나 매 작품 황당무계한 설정과 상식을 벗어나는 소재, 극단적인 캐릭터 등으로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지난 2015년 ‘압구정 백야’를 끝으로 절필을 선언한 바 있으나, TV CHOSUN ‘결혼작곡 이혼작사’로 컴백이 확정됐다.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그린 ‘결혼작곡 이혼작사’는 오는 1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장밋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 '정 때문에', 남의 속도 모르고', '애정의 조건',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왜그래 풍상씨' 등의 히트작을 쓴 가족극의 대가 문영남 작가는 KBS 새 주말드라마 ‘오케이 광자매’를 통해 다시 한번 가족 이야기로 찾아온다.
'오케이 광자매'는 부모의 이혼 소송 중 벌어진 엄마의 피살 사건, 가족 모두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시작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멜로 코믹 홈드라마'로 오는 3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 등을 집필하며 한국 드라마계의 독보적인 장르물의 대가로 손꼽히는 김은희 작가도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온다. 김은희 작가는 ‘킹덤3’를 비롯해 ‘킹덤’ 세계관을 확장하는 전지현 주연의 '킹덤: 아신전'을 비롯해 전지현, 주지훈, 성동일, 오정세 등이 주연을 맡은 ‘지리산’ 등 굵직굵직한 작품을 들고 시청자를 찾아올 예정이다.
▶ 오랜만의 복귀, 반가운 얼굴
‘아스달 연대기’ 이후 2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는 송중기의 ‘빈센조’ 역시 기대작 중 하나다.
tvN 상반기 편성이 확정된 빈센조는 조직 내 갈등으로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오게 된 마피아 콘실리에리(consigliere·조직의 고문)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얽히며 악당의 방식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블랙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다. 송중기 외에 전여빈, 옥택연 등이 출연을 확정 지었다.
고현정 역시 ‘동네변호사 조들호 2 : 죄와 벌’ 이후 JTBC '너를 닮은 사람'을 통해 2년 만의 복귀를 앞두고 있다.
'너를 닮은 사람'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한 여자와 그 여자와의 만남으로 삶의 빛을 잃은 또 다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그로 인해 벌어지는 치정과 배신, 타락과 복수를 담은 드라마다. 고현정 외에 신현빈, 김재영 등이 출연을 확정 지었다.
조인성과 한효주 또한 5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이 출연을 검토 중인 ‘무빙’은 만화가 강풀이 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부부의 세계'를 연출한 모완일 감독이 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성과 한효주와 차태현 등이 물망에 오르며 시청자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전도연 역시 5년 만의 드라마 복귀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전도연은 '충무로 거장' 허진호 감독의 드라마 도전작 ‘인간실격’에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을 검토 중이다.
‘인간실격’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마흔의 대필 작가인 여자와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은 자기 자신이 두려워진 스물일곱의 남자 이야기다. 남자 주인공 역할에는 류준열이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
▶ 대세는 넷플릭스, 전 세계를 노린다
과감하고 거침 없는 표현과 대규모 자본이 투자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역시 방송가 내 초미의 관심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앞서 ‘인간수업’, ‘킹덤’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 홈’을 통해 국내 시장은 물론 이미 세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2021년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군도'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황정민이 의기투합한 ‘수리남’이다.
남미 지역에서 대규모 마약 조직을 운영해온 한국인 마약왕이 7년간의 추적 끝에 적발된 실제 사건을 소재로 다룬 ‘수리남’은 현재 코로나19로 제작이 중단됐으나, 상반기 중 촬영을 마치고 넷플릭스로 공개될 예정이다.
유아인, 박정민, 김현주, 원진아 등 초호화 캐스팅에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제작을 맡은 ‘지옥’ 역시 넷플릭스 행을 택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하는 지옥의 사자들을 맞닥뜨리게 된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지옥행 선고를 받으며 겪게 되는 초자연적 현상을 그릴 예정이다.
이정재 역시 박해수와 함께 ‘오징어 게임’을 통해 넷플릭스에 첫발을 내디딘다. 영화 ‘남한산성’, ‘도가니’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은 거액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은 '명불허전', '디어 마이 프렌즈', '라이프' 등에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아온 홍종찬 감독이 연출하는 ‘소년심판’ 역시 넷플릭스로 선보인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가 한 지방법원 소년부에 새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휴먼 법정 드라마다.
이외에도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D.P 개의날’과 ‘지금 우리 학교는’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이 확정됐다. ‘D.P 개의날’에는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의 출연이 확정됐으며, ‘지금 우리 학교는’에는 이규형, 김병철 등이 출연한다.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제공 = OSEN, 넷플릭스, TV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