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방송시장, 유료방송 재편 지속…디즈니 파트너에 관심 집중
2021.01.02 11:42:51 / 채수웅 woong@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2020년 방송시장은 방송통신 융합으로 인한 지각변동이 계속됐다. 통신사들의 케이블TV 인수합병 시도는 계속 이어졌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주류로 당당히 올라섰다.
방송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굵직한 이슈가 적지 않다. 5대 케이블TV 방송사 중 3개사가 통신업계에 인수합병 된 가운데 남아있는 2개사의 M&A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에 또다른 강자인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도 예고돼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광고매출 감소에 초고화질방송(UHF)의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상파 방송업계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사상초유의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MBN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딜라이브·CMB 주인은 누구?
지난해 KT스카이라이프는 예상을 뒤엎는 배팅으로 현대HCN 인수에 성공했다. 현재 정부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남아있는 딜라이브와 CMB의 행보다. 수도권 강자인 딜라이브는 수년전부터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몸값이 떨어지고 있다.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구체적 결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매각을 공식선언하고 물밑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CMB 역시 상황은 녹록치 않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를 하나씩 인수합병 한 만큼, 남아있는 딜라이브와 CMB에 대한 매력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M&A 성사여부는 결국 매물의 가격에 달려있다. 현대HCN이 상대적으로 작은 덩치에도 불구, 5000억원에 달하는 가격에 M&A가 성사됐지만 딜라이브와 CMB는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현대HCN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유플러스의 경우 LG헬로비전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고 KT는 기업가치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SK텔레콤 역시 추가 M&A에 많은 돈을 투입할 여력이 없다. 양사의 M&A 타결 소식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OTT 전성시대…디즈니 파트너는 누구?
그동안 통신사 부가서비스 정도로 인식되던 OTT는 갈수록 맹위를 떨치고 있다. 넷플릭스가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토종 기업으로는 웨이브가 앞에섰다. CJ 티빙은 JTBC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왓차도 힘을내고 있지만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업자는 올해도 넷플릭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OTT 시장의 변수는 디즈니플러스다. 넷플릭스 이상의 충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통신3사 모두 디즈니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물밑에서 작업 중이다. IPTV 사업자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 손을 잡지 않은 SK텔레콤을 비롯해 KT, LG유플러스 모두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IPTV를 통한 외국 OTT 서비스가 토종 OTT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콘텐츠의 외산 플랫폼 의존도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국내 콘텐츠 시장의 시장잠식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비한 토종 OTT 연합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위기의 지상파, 돌파구 찾아라
지상파 방송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해도 뾰족한 반전의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지상파 총 매출은 3.5조원으로 전년대비 7.4% 감소했다. 광고매출액은 1조2447억원으로 무려 12.5%나 줄었다.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지상파UHD는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 가뜩이나 광고매출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는 쉽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말 UHD 방송편성비율, 방송망 구축 등 투자 일정을 연기해줬다.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예상됐던 지상파UHD가 결국 미운오리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십년째 답보중인 KBS 수신료 인상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늘 그랬듯 정치권의 견해차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수년째 반복 중인 수신료 인상은 현실적 카드지만 IPTV 위상이 급격히 강화되면서 과거처럼 협상우위를 점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은 아니지만 종합편성PP 중 MBN의 행보도 올해 방송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출범 당시 불법으로 자본금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나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6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올해 5월 부터 방송이 정지된다. 사상초유의 사태인 만큼, MBN이라는 개별 회사 뿐 아니라 방송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