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2'→'스위트홈', 신한류 이끄는 넷플릭스 성공법칙
"2021년 라인업도 기대"
등록 2020-12-30 오전 6:00:00
수정 2020-12-30 오전 6:00:00
김가영기자
1세대 보다 뜨거운 신한류
2020년 공개된 ‘킹덤2’, ‘인간수업’, ‘스위트홈’은 해외 언론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물론 넷플릭스에서 지난 2월부터 공개하기 시작한 ‘오늘의 톱10’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K콘텐츠의 힘을 보여줬다. ‘킹덤2’는 “지금까지의 좀비물 중 최고”라며 “‘워킹 데드’를 뛰어넘는다”(포브스)는 해외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또 “대한민국을 액션 좀비 장르의 선봉에 서게 한 작품”이라는 평가 속 뉴욕타임스가 꼽은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 톱10에 선정돼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인간수업’에는 “지금껏 봐왔던 전형적인 한국의 10대 드라마가 아니다”(포브스)라는 찬사가 나왔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업체 패럿애널리틱스에서는 5위에 랭크됐다.
지난 18일 공개된 ‘스위트홈’은 공개된 지 4일 만에 한국을 포함해 대만,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페루, 쿠웨이트, 카타르 등 총 11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50여 개국에서 스트리밍 순위 톱10에 들었다. 미국에서는 한국 콘텐츠 최초로 7위에 이름을 올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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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들의 성공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힘, 든든한 지원, 완성도 높은 콘텐츠가 만나 시너지를 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은희 작가는 ‘킹덤’에 대해 “좀비는 목을 잘라야 하는데 지상파에선 좀 그렇지 않나”면서 “게다가 사극에 좀비까지 나오면 엄청난 제작비가 든다. 사실상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넥플릭스와 만나면서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킹덤2’, ‘스위트홈’의 제작비는 회당 20억~30억원으로 알려졌다. 장르에 따라 다르지만 회당 6억~7억원인 일반적인 국내 드라마 제작비보다 3배 이상이다. 또 ‘청불’로 제작돼 제작진은 표현의 제약 없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세 작품은 넷플릭스가 아니면 제작되기 어려웠다”며 “지상파, 케이블에서는 소재, 시도할 수 있는 내용, 표현 방식 등이 자본의 규모, 채널의 성격 등에 따라 한계가 있다”며 “넷플릭스 같은 OTT는 그런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면서 상상력의 폭을 넓히는 기회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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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PD·작가도 넷플릭스 선호
좋은 창작자들은 그런 환경을 찾아 넷플릭스로 향한다. 이런 점도 넷플릭스 작품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을 연출한 이응복 PD 등도 줄이어 넷플릭스와 협업하며 좋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한국판 제작 소식이 전해진 ‘종이의 집’은 OCN ‘손 the guest’, ‘보이스’, ‘블랙’ 등을 통해 장르물의 대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홍석 PD가 연출을 맡아 높은 완성도를 예고했다. ‘킹덤’ 시리즈를 잇는 ‘킹덤:아신전’, 웹툰을 원작으로 한 ‘D.P 개의 날’, ‘인간수업’으로 해외의 관심을 받은 김진민 PD의 차기작 ‘언더커버’, 정우성의 첫 제작 ‘고요의 바다’ 등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K콘텐츠가 좋은 성적을 거뒀고,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이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평론가는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기반으로 한 K콘텐츠에 해외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한국 드라마는 일정한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동시에 독특하다. 기존의 드라마나 다른 나라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세계들, 그런 것들을 잘 녹여내고 있는 만큼 내년에 새로 포진하는 작품들도 한국 드라마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