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9시 멈춤’에 영화관 OFF…물만난 OTT
‘서복’ 등 예정작들 개봉 연기
넷플릭스행 선택…반응 더 좋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서울시는 확산 방지를 위해 '오후 9시 이후 멈춤'을 선언했다. 지난 5일부터 서울시·자치구를 비롯해 투자·출연기관 운영 공공시설이 전면 운영 중단했고 영화관·PC방·독서실 등 일반관리시설도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았다. 대중교통도 30%로 감축 규모가 확대됐다.
앞서 언급했듯 '오후 9시 이후 멈춤'은 영화관도 포함된다. 지난 9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까지 격상했고 일일 관객수가 299만명까지 떨어졌던 상황. 전년 대비 관객수가 79.7% 감소하며 영화관은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 7일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전석 예매 또한 가능해지며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다. 일일 관객수 8만명대까지 늘어났지만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자, 관객수는 다시 4만명대로 고꾸라졌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오후 7시 이후는 관객이 많이 몰리는 프라임 시간대다. 특히 평일은 직장인들이 오후 7시 이전에 시작하는 영화를 보기가 힘들지 않나. 영화관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라며 호소했다.
개봉을 준비 중인 영화들도 비상이 걸렸다. 오는 10일로 개봉일을 정한 '조제'(감독 김종관)는 당장 날짜를 변경할 수 없다는 판단에 예정대로 개봉한다. 하지만 이달 중 개봉 예정이던 '서복'(감독 이용주),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새해전야'(감독 홍지영)는 개봉일을 두고 고민 중. 연내 개봉을 목표로 홍보 마케팅까지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어지며 이달 내 개봉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면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넷플릭스 전 세계 유료 구독자 수는 1억95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 들어 3분기까지 2810만명이 증가해 지난해 실적(2780만명)을 뛰어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화사들은 제작비라도 건지자는 마음으로 넷플릭스 행을 결정했다. 지난 4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을 시작으로 '#살아있다'(감독 조일형), '콜'(감독 이충현)이 넷플릭스를 통해 관객과 만났고 곧 '차인표'(감독 김동규), '승리호'(감독 조성희)도 공개된다.
더구나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영화들이 큰 인기를 끌며 영화계는 더욱더 술렁이고 있는 상황. 지난 9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살아있다'는 아시아는 물론 북미와 남미·유럽 각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글로벌 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지난 11월 27일 공개된 영화 '콜'도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끌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자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영화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0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감독 에런 소킨)을 공개한 데 이어 11월 '힐빌리의 노래'(감독 론 하워드)와 '맹크'(감독 데이빗 핀처) 등을 내놓았다.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가 연출과 주연을 겸한 '미드나이트 스카이'와 메릴 스트리프와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뮤지컬 영화 '더 프롬' 등도 각각 9일과 11일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영화관과 OTT는 공생할 수 있을까? 영화 산업 내에서는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산업은 더욱더 혼란해지지만 마땅한 해법이 보이지 않아 영화인들의 근심은 한층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