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방구석 1열…내년 OTT 시장 춘추전국시대 예고
등록 2020-12-06 10:25:12수정 2020-12-06 10:55:14
[서울=뉴시스]영화 '승리호'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0.11.20. photo@newsis.com |
6일 OT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 유료 가입자가 330만여명(전세계: 1억9500만명)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는 전분기보다 늘어난 전세계 유료 가입자 220만명의 46%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나왔으며 한국과 일본이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또 수십 년 동안 영화 등용문으로 여겨진 영화관의 왕좌가 OTT로 이양되는 추세를 넷플릭스가 견인하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 제작비 240억원이 투입된 국내 최초 SF 대작 영화인 '승리호', 베니스국제영화제 초청작인 '낙원의 밤' 등 다양한 작품이 극장을 건너뛰고 넷플릭스로 직행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콘텐츠 제작에 지난해에만 150억 달러(약 18조원)를 쏟아붓는 등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의 파죽지세 속에서 디즈니, 애플, AT&T 등 글로벌 IT 공룡들도 한국에 OTT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KT와 LG유플러스는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와의 독점 제휴를 위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에 대항해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지난해 9월 18일 출범시킨 OTT 서비스인 웨이브도 전세를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웨이브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이 지난달 글로벌 IT 공룡 아마존과 이커머스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양사가 OTT에서도 협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웨이브가 디즈니 대신 아마존의 동영상서비스 '아마존프라임'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CJ ENM은 지난 10월 OTT 서비스인 티빙 사업을 물적 분할한 후 JTBC를 포함한 다자간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왓챠는 지난달 국내 오프라인 영화업계 1위 업체인 CJ-CGV와 데이터 및 플랫폼 연계를 통한 온·오프라인 상호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례적으로 영화관과 OTT 기업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플랫폼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서 이목이 쏠린다.
플랫폼 사업자들도 OTT 서비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 최대 모바일 기업 카카오는 지난 9월 OTT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지난 10월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주식 맞교환을 통해 동맹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이커머스뿐 아니라 콘텐츠 분야 협력에 대한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네이버의 웹툰과 웹소설 등의 지식재산권(IP)을 CJ의 계열사인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고품질 드라마·영화 등으로 제작·방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네이버는 앞서 '티빙'에 지분 투자도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네이버TV를 통해 CJ그룹의 한류 콘텐츠를 국내는 물론 일본, 동남아 등으로 스트리밍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OTT 시장에 유통사까지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쿠팡은 내년 OTT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최근 프로젝트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는 싱가포르의 OTT 업체 '훅'(Hooq)을 인수하기도 했다. 쿠팡은 "한국판 아마존이 되겠다"는 목표를 누누이 밝혀 왔다. 쿠팡이 '아마존 프라임' 같은 유료 구독 서비스를 선보여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성장에 가속 페달을 밟은 OTT 시장에 내년에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콘텐츠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가운데 올해 몸을 만든 토종 기업들이 내년 서비스를 강화하고, 또 해외 기업들이 추가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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