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이메일 바로가기
- 승인 2020.12.02 18:21
각국의 공영방송은 수신료를 중요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나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등 시청자가 자발적으로 내는 구독 서비스 요금이 늘며 공영방송이 OTT 서비스와 비교 당하는 모양새다. ‘돈을 내고 보는 콘텐츠’라는 점이 같아서다.
최근 KBS 공영미디어연구소가 펴낸 ‘해외방송정보 12월호’에는 영국 오프콤(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이 지난 10월 진행한 ‘공영방송의 미래’ 온라인 콘퍼런스와 함께 지난 11월20일 일본 총무성이 제시한 공영방송과 수신료 제도 개혁안을 소개했다. 각국 공영방송이 OTT 서비스에 밀리는 경쟁력을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0월 ‘공영방송의 미래’ 콘퍼런스에선 공영방송의 재원 확보와 관련해 넷플릭스와 같은 가입형 모델로의 전환이 언급됐다. 그러나 공영방송이 넷플릭스와 경쟁할 경우 넷플릭스와 같은 미디어 서비스들이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국소 지역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서비스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때문”이다.
▲오프콤의 온라인 콘퍼런스 화면.
공영방송이 넷플릭스에 밀릴 수밖에 없는 이유로 규제 문제도 꼽힌다. 캐롤린 맥콜(Carolyn McCall) ITV 사장은 “공영방송사들은 영국 콘텐츠의 편성 쿼터나 광고 제한 등 여러 가지 규제를 받고 있지만 영국에서 서비스하는 글로벌 미디어 서비스들은 이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즉, “영국 방송사와 글로벌 미디어 서비스 간에 공정한 경쟁 구조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흥미로운 건 공영방송이 ‘다양성’에서도 넷플릭스, 유튜브 등 새 미디어에 밀린다는 대중의 지적이었다. 온라인 콘퍼런스의 마지막 날인 공개토론에서는 “유튜브가 공영방송사보다 더 다양한 계층의 시청 욕구를 해소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유튜브가) 대중들에게 공영방송보다 보편적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나왔다고 한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에 따르면 “BBC는 최근 몇 년간의 설문조사에서 줄곧 흑인 등 소수계층의 시청 욕구를 방송에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로 극소수의 시청 욕구까지 충족시키고 있는 유튜브가 공영방송보다 더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은 일부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KBS공영미디어연구소는 오프콤의 ‘공영방송의 미래’ 콘퍼런스를 두고 ‘공영방송사들의 결집 분위기’가 읽혔다며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새로운 미디어 등장 등으로 시청자들의 미디어 서비스 지불 가격은 물론이고 콘텐츠 완결성, 다양성에서까지 공영방송이 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넷플릭스와 비교되는 공영방송의 현실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가 다룬 ‘일본 총무성, 공영방송과 수신료 제도 개혁안 제시’에 따르면 지난 11월20일 일본 총무성의 수신료 개혁 관련 의제에서 총무성 검토분과회는 OTT 서비스 이용료와 수신료를 비교했다.
총무성 검토분과회는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를 월 1000엔(약 1만600원) 정도로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 NHK 수신료는 지상파와 위성을 함께 시청할 경우 2000엔(약 2만2000원)이 넘는다”며 “NHK가 개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시청자가 이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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