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이후 3년여…CGV‧롯데시네마도 넷플릭스에 문호 열었다
'힐빌리의 노래' 개봉 결정…'맹크' 개봉도 논의중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2020년 11월 11일 수요일
▲ '힐빌리의 노래'(왼쪽)와 '맹크'.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CGV와 롯데시네마가 드디어 넷플릭스에 문호를 열었다. 화제작 '힐빌리의 노래' 상영을 결정한 데 이어 '맹크' 상영을 검토하고 있다. OTT 강세, 코로나19 확산 속 달라진 영화상영 환경을 반영하는 변화로 눈길을 끈다.
CGV, 롯데시네마는 11일 개봉한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 '힐빌리의 노래' 상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CGV 측은 "개봉 일정과 홀드백(개봉 이후 온라인 공개까지의 기간) 배급사와 충분한 협의 기간을 거쳐 상영키로 했다"고 스포티비뉴스에 밝혔다. 롯데시네마 측 역시 "2주의 홀드백 기간 확보에 합의해 상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CGV, 롯데시네마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한 또다른 넷플릭스 영화 '맹크'의 상영 역시 검토 중이다. '힐빌리의 노래'가 물꼬를 튼 만큼 상영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국내 양대 멀티플렉스인 CGV, 롯데시네마를 통해 관객과 만날 수 없었다. 극장가의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 최소 2주 이상의 홀드백을 요구한 멀티플렉스 측과 전세계 동시 공개 일정을 중시한 넷플릭스 사이에 확연한 입장 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7년 선보인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가 멀티플렉스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한된 상영관에서 상영된 일은 그 팽팽한 긴장관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이었다. 2018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역시 일부 극장에서만 상영하고 이틀 뒤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그 사이 세계 콘텐츠 업계의 큰 손으로 더욱 세를 불린 넷플릭스는 세계적으로 명망있는 여러 감독과 협업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크고 작은 오리지널 영화들을 서비스해 왔다.
국내 멀티플렉스가 넷플릭스에 문호를 연 것은 지난해 메가박스가 처음이다. 티모시 샬라메가 주연한 데이비드 미쇼 감독의 '더 킹:헨리 5세'를 시작으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맨', 노아 바움벡 감독의 '결혼 이야기', 페르난두 메이렐리스 감독의 '두 교황'이 차례로 메가박스에서 관객과 만났다. 지난달 개봉한 아론 소킨 감독의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역시 CGV, 롯데시네마에서는 볼 수 없었다.
메가박스 이후 약 1년 만에 양대 멀티플렉스 CGV와 롯데시네마가 동시에 넷플릭스 영화를 개봉하면서 극장가는 또 다른 전기를 맞이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크게 줄고 신작 상영 역시 줄어든 상황에서 OTT 출신 화제작들의 극장 개봉이 얼어붙은 분위기를 녹일 수 있을 지에도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CGV 관계자는 "영화의 출신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적정한 홀드백 기간 준수 등 영화산업의 플레이어들의 입장을 감안해 사전 협의를 거친다면 개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