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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그래서 난 넷플릭스를 본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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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0.11.07 06:49 1,28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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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넷플릭스를 본다

입력
2020.11.06 17:00
수정
2020.11.0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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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TV가 대세다. 요새는 TV도 넷플릭스나 유튜브가 안 되면 잘 안 팔린다고 한다. 스마트 TV가 아닌 경우에는 모바일 기기 콘텐츠를 TV로 재생해주는 크롬캐스트 구입이 필수다. 더는 TV 채널에서 틀어주는 콘텐츠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나는 혼자 사는데 원래는 집에 TV가 없었다. '밖순이'인지라 여기저기 나가 세상을 즐기기에 바빴다. 보고 싶은 게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보면 되기 때문에 굳이 TV가 있어야 할 필요를 오랫동안 못 느꼈다. 수년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비로소 필요성을 느낀 건 코로나 때문이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안을 정비해야 했다.

초여름에 부산으로 호캉스를 갔다. 예년 같으면 동남아 여행을 갔을 텐데 아쉬웠지만 별수 없었다. 신혼 여행도 국내로 가는 시국이 아닌가. 호텔에 며칠간 머무르는데 하루는 비가 많이 왔다. 특별히 밖에 나가기 귀찮아 온종일 호텔 방에 머물렀다. 아침 겸 점심은 호텔 조식을 먹고 저녁은 배달의 민족에서 시켜 먹었다. 그리고 온종일 TV를 봤다.

나로서는 정말 오랜만에 TV를 보는 것이었다. 지상파 채널부터 종편, 케이블 채널에 이르기까지 모든 채널을 훝었다. 바꾸고, 바꾸고, 또 바꾸고. 너무 재미가 없었다. 아니,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재미가 없어졌지? 옛날에는 엉덩이 붙이고 잘도 봤던 것 같은데 도무지 재미가 없어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옛날 예능이 더 재밌었던 걸까?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마음 붙이고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그러다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재밌게 봤던 예능이 나왔다. 1분 정도 되는 편집본을 깔깔거리면서 봤던 바로 그 예능이었다. 이건 재밌겠지 기대를 하며 채널을 고정했다. 아, 그런데 너무 재미가 없었다. 1시간짜리 예능에서 가장 재밌는 1분을 골라서 보여주니 재밌었던 거였다. 이어지는 그 예능은 생각처럼 웃음이 빵빵 터지지 않았고 기대보다 훨씬 루즈했다.

약한 배신감을 느끼면서 인생이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말이 있지 않나. SNS에서는 타인의 하이라이트만 볼 수 있다고. 대부분의 사람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즐거운 찰나를 전시한다. 그것과 내 인생을 비교하는 것은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내 비하인드 신을 비교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TV보다가 갑작스레 인생의 진리를 깨달았다.

결국 TV 채널에서 만족감을 얻는 것을 포기했다. 다행히 리모컨을 보니 유트브와 넷플릭스가 제공되고 있었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틀었다. 스트리밍 순위 최상위에 자극적인 미국 예능이 있었다. 끊임없이 충격적인 사건이 이어졌다.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 흥미진진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결국 시즌 전체를 그 자리에서 다 보고 말았다. 소위 말해 ‘품위’를 지켜야 하는 TV방송국 콘텐츠와 이런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나 유튜브에서 만든 콘텐츠는 자극의 정도가 비교가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이미 매운맛에 너무 길들여진 모양이다.

편집된 타인의 인생을 부러워하면서 끊임없이 MSG 잔뜩 뿌려진 페이크를 찾는다. 오션뷰 호텔방에 앉아 그런 생각을 하며 해운대 바다가 살짝 보이는 셀카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곽나래 이커머스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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