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파괴·혁신 견인차는 고객”
입력2020-10-28 17:35:13 수정 2020.10.28 17:35:13 박현욱 기자
'디커플링' 저자 테이셰이라
인터넷으로 새 파괴 물결 일어
기술 사용 여부 고객이 선택
스타트업 사업모델 혁신해야
“기존 시장 파괴자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고객입니다. 고객 행동과 요구의 변화에 맞춰 쉽고 저렴하고 빠르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화제의 경영전략서 ‘디커플링’의 저자인 탈레스 테이셰이라(사진) 전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2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연 ‘2020 스타트업콘’ 콘퍼런스 온라인 강연에서 “디지털 파괴를 이끌고 있는 ‘디커플링(decoupling )’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디커플링’은 테이셰이라 교수가 8년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사례연구를 통해 고안한 개념이다. 소비자의 구매과정인 제품탐색·평가·구매·사용 등 단계 가운데 연결이 약한 고리를 끊고 들어가 사업혁신의 기회를 잡는 것을 의미한다. 테이셰이라 교수는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는 공유차량이나 다양한 온·오프라인 서비스 등 디커플링을 이용한 애플리케이션을 더 많이 사용해 소비할 가능성이 높다”며 “디지털 시대에 스마트업에서 거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로 성장한 기업들은 예외 없이 혁신기술이나 사업모델보다 고객에게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 시대에 새로운 파괴의 물결이 일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비즈니스가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와 인터넷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인 컴캐스트 간 인프라 사용료 지불 논쟁은 그의 대표적 연구사례다. 테이셰이라 교수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지불 요구를 거부하자 컴캐스트가 전송속도를 늦춰 사용료를 받아냈지만 컴캐스트 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에 공을 세운 것은 넷플릭스의 영화 서비스였기에 결국 양측은 쌍방 간 사용료를 없던 것으로 하고 마무리했다”며 “과거에는 없던 일이 벌어지는 것은 고객 가치사슬이 변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카메라를 처음 개발했지만 혁신을 이용하지 않아 결국 파산한 코닥 등을 예로 들며 “디지털 파괴의 원인은 파괴적 기술만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가 기업과 시장에 원하는 것을 서비스하라고 요구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며 “시장혁신의 원동력이자 견인차는 고객”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사용 여부는 결국 고객이 선택하는 것인 만큼 스타트업들은 사업모델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며 “소비자 중심의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디커플링 기회가 나타나는 시장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