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디즈니·HBO도 진출…콘텐트 시장 지각변동
일간스포츠] 입력 2020.10.28 08:00
애플·디즈니·HBO 등 콘텐트 공룡들이 몰려오며 한국 OTT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거대 자본을 무기로 한 미국 콘텐트 공룡들이 연이어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최근 몇 년간 넷플릭스와 국산 OTT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시장이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애플의 애플TV플러스는 공격적으로 론칭에 나섰다. 한류 스타 이민호가 출연하는 드라마 '파친코'의 제작을 공식화했으며, 당초 넷플릭스와 제작을 논의 중이던 김지운 감독의 '미스터 로빈'도 애플TV플러스에서 준비 중이다. 막대한 제작비를 지원하며 유명 감독과 작가, 배우를 영입하고 있다.
디즈니도 빠질 수 없다.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소유한 OTT 플랫폼인 훌루의 국내 상표권이 지난 21일 정식 출원됐다. 훌루뿐 아니라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라는 정황도 포착됐다. 디즈니 플러스 어플리케이션에 원화 가격이 표시된 화면이 유출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진 것. 아직 한국 론칭을 공식화하지 않았으나, 디즈니의 진출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워너 미디어는 HBO맥스의 한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영화 사업을 진행하던 워너브러더스코리아를 올해 12월 31일까지만 운영하고, 이후에는 OTT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벌써 여러 국내 업체와 물밑 접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 진행된 상황이다.
OTT 시장의 선두에 선 넷플릭스는 더욱 공격적으로 한국 콘텐트를 사들이고 있다. 코로나19팬데믹으로 극장 개봉을 할 수 없게 된 영화 여러 편을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할 계획을 세웠다. 박신혜 주연의 '콜(이충현 감독)'이 11월 27일 공개를 확정 지었고, 베니스 영화제 초청작인 '낙원의 밤(박훈정 감독)'과 송중기가 출연하는 제작비 200억 원대의 대작 '승리호'도 넷플릭스로 갈 채비를 하고 있다.
거대 공룡 OTT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한국을 잡으면 아시아가 뒤따라올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이들에게 아시아 시장은 그 어느 곳보다 중요하다. 넷플릭스의 올해 3분기 신규 유료 가입자 가운데 46%가 아시아에서 나온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거대해진 아시아 시장을 정복하기 위한 K-콘텐트에 넷플릭스는 물론 여러 OTT 기업이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 외에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한 플랫폼은 애플TV플러스 정도다. 그러나 거대한 자본을 쥔 OTT들의 출범이 머지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에서 기존 제작사와 투자배급사에서 인재를 여럿 영입해 한국 지사에서 일할 팀을 꾸리고 있다. 한국 콘텐트 제작진도 새로운 OTT 플랫폼과 손잡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조용히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