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 메가박스도 관람료 인상 검토, 넷플릭스에게 밀릴까 한숨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 2020-10-20 16:15:42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CJCGV에 이어 영화관람료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나온다.
다만 영화관람료가 높아지면 넷플릭스 등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와 경쟁에서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
▲ 20일 영화관업계에 따르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CJCGV에 이어 영화관람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국내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좌석을 띄워 앉은 모습. <연합뉴스> |
20일 영화관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형 영화관체인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영화관람료 인상을 추진할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롯데시네마 운영사인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결정된 것은 없지만 영화관람료 인상도 그 방안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 관계자는 “확정되진 않았지만 영화관람료 인상 등을 오랫동안 검토해 왔다”며 “지점 정리도 유동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영화관업계 1위 회사인 CJCGV는 26일부터 영화관람료를 1천~3천 원가량 올리기로 했다. 긴급 자구책을 통해 기존 직영점의 30% 정도를 서서히 줄인다는 방침도 세웠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CJCGV의 뒤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CJCGV가 2018년 4월 영화관람료를 1천 원 올린 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같은 방안을 실행한 전례도 있다.
3곳 영화관 운영사가 같은 수준의 인상을 선택한다면 영화관람료는 주말 황금시간대의 일반 2D 영화 기준으로 현재 1만2천 원에서 1만3천 원으로 오르게 된다.
CJCGV에 이어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도 영화관람료 인상을 적극 검토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영화관 불황의 장기화 전망이 깔려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9월 영화관을 찾은 국내 관객 수는 전체 299만 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79.7% 줄었고 역대 9월 통계 기준으로 가장 적은 수이기도 하다.
9월 기준으로 CJ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전체 영화관 417곳 가운데 7곳이 문을 닫았다. 이 영화관 운영사의 정직원 수도 2019년 12월과 비교해 9.7%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확산이 끝나지 않는다면 관객 수도 빠르게 늘어나기 힘들다. 세계적으로 영화 제작과 개봉이 늦어지면서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올 흥행작이 나오기도 쉽지 않아졌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영화관산업의 업황 회복은 상당히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국내사업은 2021년까지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영화관 운영사들이 영화관람료을 올리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사업자들과 가격경쟁에서 중장기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영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CJCGV가 영화관람료 인상을 결정했을 때 인터넷에서 ‘영화 한 편을 볼 돈으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를 구독하겠다’는 불만이 돌았다”며 “코로나19가 내년에도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영화관람료 인상으로 얻는 득보다 실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웨이브의 국내 구독료를 살펴보면 넷플릭스는 매달 최대 1만4500원, 웨이브는 1만3900원이다. CJCGV가 인상한 영화 1편의 관람료 1만3천 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온라인 동영상서비스가 비대면시장의 확대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영화 콘텐츠를 영화관보다 먼저 확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이 9월27일 내놓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이용자 조사현황에 따르면 국내의 넷플릭스 이용자 규모는 756만 명, 웨이브 이용자 수는 388만 명에 이른다.
국내 영화 ‘콜’은 최근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송출을 결정했다. ‘낙원의 밤’과 ‘승리호’ 등의 국내 대작영화도 넷플릭스로만 상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