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시장 어디로(3)] “1년차 신입사원이 임원 멘토”…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 방송·통신 ‘게임 체인저’
김보영 기자 입력 : 2020.10.19 05:01
지난해 CJ헬로 인수 및 IPTV 1조원 매출 돌파…과감한 경영행보로 LG유플러스 ‘1등 노린다’
현재 국내외 유료방송시장은 인터넷융합 촉진과 글로벌 생태계 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으로 요약된다. 방송‧통신‧인터넷 영역이 상호 연결‧경쟁하면서 통합된 융합 생태계로 진화‧발전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영역 확대에다 스마트‧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유료방송시장의 새 판이 급속도로 펼쳐진다.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사업자간 대형 인수합병(M&A)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특히 지난해 9월 ‘WAVVE’ 출범에 이은 ‘LG-CJH 주식인수 및 SKB-TBroad 인수합병 승인 1년’을 맞았다. 뉴스투데이는 5편에 걸쳐 급물살을 타고 있는 방통(방송‧통신) 융합 가속화를 살펴보고 유료방송시장 변화를 전망하는 동시에 국내 주요 방송통신 기업별로 사업내용과 대응전략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의 미디어 산업 성장세가 무섭다. 취임 3년차인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의 ‘3위 탈출’을 위한 과감한 투자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지난해 12월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와 U+tv(LG유플러스의 IPTV) 콘텐츠 서비스 확장이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 사업의 확장을 위해 일찍이 2018년 부터 세계 최대의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단독 제휴를 맺고 U+tv의 콘텐츠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실제 올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상 콘텐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가입자 확보와 수익성을 개선했다. SK텔레콤과 KT와 달리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내는 등 방송통신 업계에서 하 부회장의 경영 성과가 두드러진다.
LG유플러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19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2% 늘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KT의 영업이익은 각각 6.4%, 4.7% 줄었다. LG유플러스는 코로나19에도 굳건한 방송통신 사업성과를 보여준 것처럼 하반기도 다시 반등을 노린다. CJ헬로 인수를 통해 IPTV를 넘어 케이블TV도 강화, 방송·통신 산업에서 전국사업자·지역사업자로서 입지를 더욱 넓히고 있다.
■ 교육·AR·넷플릭스 등 과감한 콘텐츠 투자…U+tv의 IPTV 경쟁력은 ‘차별화’
LG유플러스의 IPTV의 특징은 다른 통신사들의 유료방송과 달리 교육·키즈 부문에 특화된 채널로, 지난해 말 기준 U+tv 가입자 447만7000명 중 33.5%인 150만명이 키즈 콘텐츠 ‘U+tv 아이들나라’에 가입한 만큼 인기가 뜨겁다고 분석된다.
2017년 6월 ‘U+tv 아이들나라 1.0’이 출시되고 나서 IPTV의 교육 및 키즈콘텐츠 시장을 선도, 유아와 그 부모세대를 타깃으로 U+tv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교육, 재택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증강현실(AR)·인공지능을 결합한 ‘아이들나라 3.0’와 ‘U+초등나라’ 등을 출시하며 교육 IPTV 사업에서의 영향을 더욱 확고히 한 것이다.
그 결과 LG유플러스의 IPTV는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5년간 유료방송의 점유율을 높인 기업이 됐다.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2019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015년 IPTV 가입단자 263만2000명으로 전체 점유율 23.17%에서 2018년 399만으로 25.45% 상승했다.
특히 2017년 ‘U+tv 아이들 나라’와 ‘U+tv 초등나라’ 등 차별화한 독점 콘텐츠 확보와 ‘U+리얼글래스’ 같은 AR·VR(가상현실) 결합을 통해 다른 유료방송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제공했다. 이런 성과로 지난해 처음으로 IPTV 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이제 ‘U+모바일tv’를 통해 모바일 OTT 서비스로 유료방송 산업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U+tv에서 제공된 넷플릭스, 교육, 시니어 콘텐츠처럼 이용자들의 재미와 편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한 증강현실(AR) 전문 스튜디오 운영하고 부회장 직속 애자일 조직인 스마트교육사업단을 만드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하현회 부회장 “3등으로서 변화 주도, 스스로 신바람 나게”…‘과감한 경영투자’와 ‘미래가치 선점’
전문가들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포함해 방송·통신 사업자로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경영투자’와 ‘미래가치 선점’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앞서 하 부회장은 취임 직후 ‘현장 중심 경영’을 표방하며 전국의 영업점, 고객센터, 기지국, 연구개발(R&D)센터를 방문하며 1년에 43회의 바쁜 출장일정을 소화했다.
하 부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자 했고 이러한 성과로 2018년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글로벌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콘텐츠 독점 제휴를 맺었다. VR·AR을 강조하며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증강현실(AR)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또 취임 8개월 만인 2019년 CJ헬로(현 LG헬로비전)의 인수를 성공시키는 등 과감하고 발빠른 행보가 LG전자 사장 재직시절부터 유명한 ‘전략기획 전문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더불어 LG유플러스는 미래가치 선점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 ‘3위 탈출’의 또 다른 승부수로 키우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지난해 도입한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은’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어떻게 미래산업을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제도이다.
하 부회장과 LG유플러스 임원들은 입사 1년차 신입사원들에게서 멘토링을 받으며 그들의 트렌드와 사고방식, 문화 등을 배워 세대 간 벌어지는 생각의 차이를 좁히고 있다. 나아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 7층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틈)’을 오픈하고 MZ세대 성향과 니즈를 분석해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에 더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