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t] 주인처럼 일할 수 있게 만드는 법
마감 후 #mint
윤형준 기자
2020.10.12 03:00
직장인이 회사에 입사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수처작주’(隨處作主)입니다. ‘주인 의식을 갖고 책임감 있게 일해라’란 뜻이죠. 그런데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회사의 주인이 물론 아닐 뿐더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주인도 자기가 아닌 것 같거든요.
결재 서류 올리고 승인받는데 한나절. 받아야 할 서명이 보통 4~5명은 되죠. 우리 사무실에 꼭 필요한 물품 하나 사려는데, ‘윗층 사무실에 있으니 빌려쓰라’고 합니다. 아이디어 냈더니 ‘괜한짓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참 많이 듣습니다. 시키는 일만 했는데, 어떻게 책임감이 생기겠어요.
넷플릭스는 말로만 수처작주를 외치지 않습니다. 말단 실무자가 일의 ‘키’를 쥡니다. 10년 차 때 경력직으로 넷플릭스에 입사한 한 직원은 입사 후 몇 달만에 300만달러(약 35억원)짜리 영화 계약을 맺었습니다. 상사의 승인 절차 없이요. 그는 “손이 떨리고 미칠 것 같았지만, 동시에 전 직장에선 느끼지 못한 해방감도 들었다”고 했습니다.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는 ‘자유와 책임’(Freedom & Responsibility)으로 압축됩니다. ‘자유를 누리려면 책임을 져라’는 의미이지만, 한편으론 ‘책임감 있는 직원을 원하는 CEO라면, 그들에게 자율적 권한을 줘라’라고 들리기도 합니다.
물론 권한을 아무에게나 함부로 퍼줘선 안 될 겁니다. 사업 특성상 안 되는 경우도 많을거고요. 그래도 한 번쯤 고민해 볼 일입니다. 요즘 인재들은 ‘손이 떨릴 만큼 짜릿한 일’을 찾아 넷플릭스와 같은 회사로 몰리고 있거든요. 이번 주 Mint가 인터뷰 한 에린 마이어 교수의 말입니다. “제가 만난 넷플릭스 직원 200명 중 90%가 회사의 자유로운 문화를 사랑하고, 그래서 일을 더 즐기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자유로움엔 단점이 분명 있지만, 그 이상의 가치도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