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적당히 해라” 페이스북 'SNS 중독’ 다큐에 발끈
페북, 다큐 ‘소셜딜레마’에 반박 입장문 내
김승현 기자
2020.10.07 22:42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SNS) 상의 가짜뉴스와 SNS 중독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Social Dilemma)’에 대해 “선정주의”라 반박했다고 미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일 입장문을 내고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가) 정치적 양극화와 같은 복잡한 사회 문제에 대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9일에 공개한 소셜 딜레마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실제 실리콘밸리에서 일했던 직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소셜미디어 내 가짜뉴스, 중독, 상업적 알고리즘, 선거 조작 등을 다룬 93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다. ‘평평한 지구 음모론’이나 ‘피자게이트(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피자 가게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했다는 음모론)’ 등이 어떻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는지 등이 나온다.
페이스북 측은 “소셜미디어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해야 하지만 ‘소셜 딜레마’는 선정주의에 실체를 묻어버렸다”며 “기술의 미묘한 함의는 놓친 채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왜곡된 시각만을 보여준다”고 했다. 또한 페이스북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현재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견해나 다른 견해를 지닌 전문가들의 말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이미 진행하고 있는 자발적인 노력 등도 다루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측은 다큐멘터리 내용에 대해 소셜미디어 중독, 알고리즘, 데이터 수집 등 6개 분야로 나눠 조목조목 반박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페이스북은 “자사 알고리즘은 우버, 아마존 등과 같이 사용자들의 경험 향상을 위해 이뤄진다”며 “넷플릭스도 이 다큐멘터리를 누구에게 추천할지를 결정하는 데 알고리즘을 쓰고 있다”라고 했다.
페이스북은 ‘페이크북(가짜라는 뜻의 fake와 facebook의 합성어)’이라는 조롱이 등장할만큼 가짜 뉴스 문제가 심각해지자, 가짜 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1000만 달러(약 115억원)을 투자해 딥페이크(AI를 통해 남의 얼굴을 합성하는 기술) 영상 탐지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짜 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콘텐츠를 심의·감독하는 독립위원회를 만들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입장을 옹호하며 이 다큐멘터리를 ‘쓰레기 과학(junk science)’에 기반한 것이라고 했다. 옥스포드 인터넷 연구소의 경험심리학자 앤드류 프지빌스키 교수는 비즈니스인사이더 인터뷰에서 “다큐멘터리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뒤에 숨겨진 경제학적 측면을 잘 설명했지만 과학적 측면에서의 언급은 피해갔다”며 “소셜미디어의 긍정적인 측면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을 인터뷰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