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동영상 OTT '웨이브', 넷플릭스 잡으려면 20대를 확보하라
이수호 기자
2020.10.01 08:00
사진 = 웨이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웨이브'가 출범 1년을 맞아 유료 가입자 600만명, 목표매출 5000억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웨이브를 등지고 있는 젊은층을 사로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줄곧 "오리지널 콘텐츠와 해외 독점시리즈 키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정작 이같은 콘텐츠를 즐겨야할 젊은층이 계속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의 약점이 돼버린 'MZ 세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 고도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1년새 3배 성장? 정작 이용자는 감소세
웨이브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 외에도 지상파 3사 참여해 출범한 연합플랫폼이다. 지난달 28일 웨이브는 출범 1주년을 맞이해 간담회를 열고 "전체회원 수 1000만명 달성 외에도 1년새 유료 이용자가 64%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정작 빅데이터 통계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지표를 살펴보면, 웨이브의 이용자 이탈기류가 심상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동영상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웨이브의 8월 순이용자(MAU, 안드로이드 기준)는 284만명에 그쳤다. 지난 4월 대비 40만명 가량 이용자가 이탈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음에도 웨이브를 떠나는 이용자가 매달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웨이브는 올 상반기 '꼰대인턴'에 이어 7월 이후 'SF8', '거짓말의 거짓말', '앨리스', '좀비탐정' 등 오리지널 드라마를 속속 내놨다. 아이돌 예능 '레벨업 아슬한 프로젝트'와 '소년멘탈캠프', 'M토피아'도 차례로 선보였다. 그런데 정작 이같은 콘텐츠를 즐겨야할 이용자들은 모두 넷플릭스로 자리를 옮겼다. 실제 같은기간 넷플릭스는 이용자를 50만명 가량 끌어올리며, 웨이브의 이용자를 고스란히 가져갔다.
MZ타깃으로 자리잡은 '카카오M' 전략 참고해야
웨이브의 강점은 이동통신사 연계 마케팅과 더불어 옛 드라마까지 더한 지상파 콘텐츠에 있다. 문제는 대작 규모의 오리지널 콘텐츠 분야에서는 주춤하다는 점이다. 실제 웨이브의 이용자 구성(3월~8월)을 살펴보면 3040 비중이 전체 이용자의 무려 60%에 이른다. 5060 비중 또한 20%에 달해 사실상 중장년층을 위한 동영상 서비스로 이미지가 굳어졌다. 20대 비중은 17%에 불과하다.
같은기간 넷플릭스의 이용자 구성을 보면, 20대 비중이 25%에 달한다. 3040 비중 또한 60%에 육박하며 전연령별 고르게 이용자가 형성돼있다. 전세대별 고른 시청자층을 확보했다는 것은 특정 장르 쏠림이 없다는 얘기기도 하다.
이로인해 업계에서는 최근 MZ세대를 타깃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는 카카오M의 전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카카오M이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카카오TV는 10~20분짜리 콘텐츠로 구성된 모바일 숏폼을 앞세워 오리지널 콘텐츠 누적 조회수 1300만뷰를 기록했다. 직접 대결로 넷플릭스를 이길 수 없다면,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다는 조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여전해 웨이브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지만, 젊은세대에게 올드미디어 이미지가 누적돼 있다"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보다 MZ세대를 위한 콘텐츠에 대해 깊이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웨이브는 오는 10월 이후 '날아라 개천용', '나의 위험한 아내' 등 드라마와 온라인 콘서트 프로그램 '온서트20'을 오리지널 프로그램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