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1일 분할, 출범은 언제?…플랜B '촉각'
김문기 기자 입력 2020.10.01 06:00
공정위 심사 철회… 통신3사·디즈니 연대 가능성도 거론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CJ ENM과 JTBC 합작 OTT 티빙 출범이 미뤄지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 측은 일정대로 티빙을 분할했지만 JTBC가 예정된 지분율을 낮추는 등 변수가 생긴 상황. 양사는 일정대로 합작 OTT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나 추가 연합 가능성도 나온다.
JTBC의 줄어든 지분만큼 추가 참여사 확보 등 물밑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른바 플랜 B를 가동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다.
연합 대상에 웨이브 등 자체 OTT를 운영 중인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 3사는 물론, 넷플릭스 대항마 격인 디즈니 플러스 등 해외 사업자도 거론된다.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CJ ENM은 1일 티빙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다. 다만 통합 OTT법인 출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당초 분할을 통해 JTBC와 합작 OTT법인을 정식 출범시킬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일정은 미정이다.
앞서 CJ ENM은 지난 3월 티빙 사업부문 분할을 결정하고 4월 JTBC와 합작법인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JTBC는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요청했고, CJ 측은 6월 물적분할을 예고했으나 공정위 심사가 길어지면서 8월 1일, 10월 1일로 재차 연기됐다.
결국 JTBC가 취득키로 한 지분율을 낮추기로 하면서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도 철회됐다. 공정거래법 12조에 따르면 상장법인의 지분 15% 이상, 비상장사 20% 이상을 취득할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를 하고 투자자를 공개해야 하나 이보다 낮으면 의무가 없다.
CJ ENM 관계자는 "당초 예정대로 10월 1일 티빙 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하지만 합작법인 출범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며, "다만 법인 설립과 관련 문제는 없는 상태로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JTBC 외 추가 연대? … 통신 3사 해외 OTT 등 거론
CJ ENM과 JTBC는 공정위 심사 변수 등을 포함 전체 작업은 계획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합작법인 티빙 대표에 내정된 양지을 CJ ENM 부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JTBC와 사업 협력이나 합작법인 출범 이후 전략 수립 등 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CJ ENM과 JTBC가 늦어진 출범 시기를 단축하기 위해 지분율을 낮추고 공정위 심사 철회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른바 '플랜B'가 실행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OTT 합작법인의 첫 사례인 지상파 푹과 SK브로드밴드 옥수수 결합의 경우 지난 4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하고 8월 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할 때 JTBC 경우도 지난 5월 신청 뒤 공정위 심사가 마무리 돼야 했지만 지연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웨이브의 경우 공영방송 등 여러 이유로 심사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티빙 등과 같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결합에 유사 심사기준이 반영되면서 일정이 늦어진 듯하다"며, "이번 JTBC 심사 철회는 전략상 후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JTBC의 줄어든 지분율 대신 KT와 LG유플러스의 지분 참여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해말부터 통합 OTT 출범을 위해 수차례 협의를 진행해온 바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사업자에는 '넷플릭스'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CJ ENM과 JTBC는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위해 넷플릭스와 다년간 제휴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IPTV에 독점 제휴를, KT 역시 지난 8월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었다.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아울러 SK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해 웨이브와 공동전선을 꾸릴 수도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넷플릭스와의 OTT 경쟁을 위해 전선확대가 필요한 때문. 이는 그동안 제휴를 추진했던 디즈니 플러스 대신 티빙과 손잡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얘기도 된다.
최근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는 "넷플릭스 등 외산 플랫폼 의존도가 날로 심화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K-콘텐츠의 지속 성장은 요원할 것"이라며, "디즈니도 국내 출시되면 (넷플릭스의) 전략을 카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K-콘텐츠 강점이 국내 플랫폼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중장기적으로 K-콘텐츠는 약화될 것"이라며, "K-OTT 단일화 등에 정부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티빙과 제 3의 제휴 가능성도 있다. 양지을 부사장이 통합 OTT 출범과 함께 단기간 내 해외 진출을 자신하면서 디즈니 플러스와 HBO 플러스 또는 인터넷 업계와의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