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물은 여름용? 올해는 다르다
김재희 기자 입력 2020-09-28 03:00수정 2020-09-28 03:00
여름 강세 호러물, 가을 겨울 포진… 드라마 ‘스위트홈’ ‘지금 우리…’ 등
좀비-괴물-구미호 등장해
tvN ‘구미호뎐’ 포스터. 남자 구미호 ‘이연’ 역의 이동욱과 괴담 프로그램 PD ‘남지아’ 역의 조보아(왼쪽 사진). KBS2TV에서 21일 방영을 시작한 ‘좀비탐정’에서는 최준혁이 인간 탐정 행세를 하는 좀비 ‘무영’ 역을 맡았다. tvN·KBS 제공
공포물은 여름용?
올해 가을과 겨울에는 이 공식을 깨고 좀비부터 구미호까지 오싹한 존재들이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킹덤’으로 ‘K좀비’의 세계화를 이끈 넷플릭스가 연내 선보이는 두 개 작품에 괴물과 좀비가 등장한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을 연출한 이응복 PD의 ‘스위트홈’이 최대 기대작이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이 드라마는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차현수가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이사한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한 이야기를 다룬다. 사람들이 코피를 쏟는 전조증상을 시작으로 죽기 직전 가졌던 욕망을 형상화한 괴물로 변해 버리고, 이들 괴물에 맞서 생존자들이 고군분투하는 모험담이다. 웹툰 속 괴물들이 어떻게 실사에서 표현될지 웹툰 팬들의 기대가 크다. 회당 제작비는 3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액수다.
넷플릭스의 ‘지금 우리 학교는’ 역시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좀비물로 늦어도 올겨울 공개 예정이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학생들과 이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펼치는 이야기다. 원작은 연재 당시 수요 웹툰 1위를 달렸다.
다양한 장르와 결합한 시도들도 두드러진다. ‘도깨비’에서 저승사자 역할로 사랑받았던 배우 이동욱이 남자 구미호 ‘이연’으로 변신한 tvN 수목드라마 ‘구미호뎐’에는 ‘판타지 액션 로맨스’라는 제작진의 설명이 붙는다. 다음 달 공개되는 이 드라마는 도시에 정착한 구미호 이연과 그를 쫓는 괴담 전문 프로그램 PD ‘남지아’(조보아) 사이에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연은 멋 부리는 것과 민트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인간적인 구미호로 그려진다.
21일 시작한 KBS2 월화드라마 ‘좀비탐정’의 주인공은 인간성을 포기할 수 없어 인간 탐정 행세를 하는 좀비다. 러닝머신을 달리며 걸음걸이를 교정하고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발음 연습을 한다. ‘구가의 서’에서 좀비 역할을 한 적이 있는 최준혁과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신인 박주현이 주인공이다. 첫 회 시청률은 3.6%를 기록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