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에 구애하는 SKT…웨이브는 어떻게?
한국 출시 앞두고 협력 방안 모색…유료방송 경쟁력 확보 기대
웨이브 “제휴 형태 따라 제한적 영향 생길 듯…큰 타격은 없을 듯”
- 여용준 기자
- 승인 2020.09.23 15:36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월트디즈니컴퍼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출시를 진행 중인 가운데 SK텔레콤이 제휴를 위한 구애를 펼치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와 제휴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본 KT, LG유플러스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디즈니플러스에 힘을 실어줄 경우 SK텔레콤 OTT 서비스인 웨이브가 받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와 SK텔레콤의 제휴 협상은 상당 부분 진척을 보인 것으로 예상된다.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한국 내 구독 가격을 월 9500원으로 확정지었다. 이는 넷플릭스 스탠다드 요금(월 1만2000원)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디즈니플러스 독점 론칭을 위해 △모바일 부가서비스 형태로 데이터 포함 요금제와 △신규 셋톱박스에 디즈니플러스 버튼 추가 △SK브로드밴드 IPTV와 결합시 할인 요금제 제시 △콘텐츠 관련 자막·성우 비용 부담 △마케팅 비용 및 한국 콘텐츠 제작비용 일부 부담 △망 사용료 받지 않고 캐시 서버 설치로 비용 부담 등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에 비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2016년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당시 이통사에 콘텐츠 수익배분 9:1, IDC 무료 이용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를 서비스하면서 IPTV가 크게 성장했고 올해부터 KT도 넷플릭스를 서비스하면서 위기를 느낀 SK텔레콤이 독점 계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가 SK텔레콤과 독점 계약을 할 경우 국내 정착 속도는 넷플릭스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의 경우 2016년 국내 서비스 후 정체기를 걷다가 2018년 하반기부터 유료 가입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당시 ‘옥자’ 등 화제작들이 많았지만 대체로 낯선 오리지널 콘텐츠였던 탓에 화제성을 모으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모기업 월트디즈니컴퍼니의 풍부한 IP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에도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 아니다.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부터 스타워즈, 마블까지 종류도 다양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페이즈4에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서비스되는 공개되는 ‘완다비전’과 ‘팔콘&윈터솔져’, ‘로키’, ‘호크아이’ 등이 포함돼있어 MCU 팬들도 디즈니플러스의 정식 서비스를 고대하고 있다.
때문에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정식 서비스 될 경우 SK텔레콤의 OTT 서비스인 웨이브의 입지가 위태로울 수 있다. SK텔레콤과 디즈니플러스가 어떤 형태의 제휴를 맺느냐에 따라 웨이브가 받는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는 지난해 9월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가 세운 OTT 서비스다. SK텔레콤의 OTT인 옥수수(oksusu)와 푹(POOQ) TV가 합쳐진 회사로 현재 방송사와 협력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웨이브 측은 SK텔레콤과 디즈니플러스의 협력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디즈니플러스와 어떤 형태로 제휴하게 될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예상하긴 어렵다”며 “단순한 모바일 제휴상품을 내놓는 형태로 갈지 웨이브를 포함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협업하는 형태로 갈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디즈니플러스가 독자적인 형태로 국내에 출시되더라도 콘텐츠 소비층이 달라서 점유율 영향이 크지 않을 거라는 게 웨이브 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의 풍부한 IP로 국내에서 어린이와 매니아층의 인기를 얻겠지만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를 볼 사람은 웨이브를 찾을 수밖에 없다.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방송사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는 이상 소비층이 달라서 별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출처 : 이뉴스투데이(http://www.enew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