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디즈니플러스와 협상 진척… 물 건너간 넷플릭스
양사, 콘텐츠 제공료 등 조율 중.. KT도 디즈니플러스 제휴 노려 경쟁 치열
머니투데이방송 이명재 기자leemj@mtn.co.kr2020/09/22 13:57
SK텔레콤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와의 콘텐츠 제휴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디즈니플러스 측과 세부적인 계약 내용에 대해 긴밀히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현재 디즈니 쪽에서 콘텐츠 제공 비용을 비싸게 요구하고 있어 가격을 조율 중이다.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이 연내 완료되면 플랫폼을 통해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기까지 2~3개월 가량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엔 SKT, SKB 가입자들이 디즈니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간 제휴가 이뤄질 경우 SKT의 OTT인 웨이브를 비롯해 SK브로드밴드 IPTV, 모바일TV를 통해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이 막강해진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SKT는 넷플릭스와의 망사용료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껄끄러운데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이미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추가 제휴는 변별력이 없다는 점에서 디즈니플러스를 적극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KT, LG유플러스의 계약 내용도 문제삼고 있다. 두 회사가 수익 배분 등에 있어서 불공정하게 넷플릭스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국내 콘텐츠, 미디어 시장 보호 차원에서 글로벌 기업과 협상에 임하겠다는 속내다.
일각에선 SKT의 지상파방송사 눈치보기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지상파 3사가 가진 OTT '푹'과 SKT '옥수수'를 합치고 새로 만든 '웨이브'를 같이 키우는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눈엣가시일 수 밖에 없고 점유율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도 견제가 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디즈니플러스와의 구체적인 협상 과정과 내용은 밝힐 수 없고, 넷플릭스 역시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경쟁할 건 경쟁하되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여전히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SKT가 여러 이유로 넷플릭스와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려운 실정이고 남은 카드인 디즈니플러스를 놓고 KT 역시 제휴를 적극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전략으로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명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