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클릭] 추석 때 집에서 볼 만한 ‘추천 영화 리스트’ | 가족과 함께 ‘코코’ 음악이 좋다면 ‘주디’
기사입력 2020.09.21 14:56:00
코로나19 확산세가 한가위 전통마저 위협하려 한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이번 추석에는 집에서 조용히 연휴를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왕 시간을 보내는 거라면 가족과 함께, 혹은 조용히 혼자 감상할 영화 한 편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같은 OTT를 통해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추천한다. 여러 명작 중에서도 바쁜 일상에 치여 놓쳤던 영화들, 최근 3년 이내 개봉한 작품 중에서 놓치기 아까운 영화를 추려봤다.
2018년 개봉한 픽사 애니메이션 ‘코코’는 명절과 어울리는 대표적인 가족 영화로 꼽힌다. | ||
▶‘함께 즐겨요’ 따듯한 가족 영화
▷명절 직격 애니메이션 ‘코코’ 강추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어른도 감동에 젖는 작품. 픽사 애니메이션은 늘 그런 식이었다. 과거 ‘업’도 ‘인사이드 아웃’도 그랬다. 최근 개봉한 애니메이션 중 가장 크게 히트한 작품은 물론 ‘겨울왕국2’지만, 작품성과 명절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코코’를 따라가기는 어렵다.
국내에서 2018년 1월 11일에 개봉한 ‘코코’는 멕시코의 명절 ‘망자의 날’을 소재로 다룬 가족 애니메이션이다. 구두를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소년 ‘미구엘’은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 같은 뛰어난 뮤지션이 되는 것을 꿈꾼다. ‘망자의 날’에 우연히 만진 우상, 델라 크루즈의 기타의 저주로 인해 저승으로 가게 된 미구엘은 조상의 도움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고, 꿈을 향한 의지를 다진다.
저승의 아름다운 모습, 꽃으로 수놓은 다리를 건너 제사상을 찾아오는 죽은 조상들. 가족끼리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의 미덕. 너무 나이 들어 소리도 잘 들리지 않지만 모든 가족 구성원의 사랑을 받는 증조할머니 ‘코코’의 존재 등을 생각해보면 명절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작품을 찾기 어렵다. ‘코코’는 유튜브 영화, 네이버 시리즈온, IPTV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SF 영화 마니아라면
▷블레이드 러너 2049, 레디 플레이어 원
SF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작품이 바로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다. 필립 K 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토대로 만든 영화 ‘블레이드 러너’는 인간과 안드로이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 철학적인 질문과 깊이 있는 화면 구성과 연출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최근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감독 드니 빌뇌브는 그 전설의 작품의 후속작인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맡아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비록 전작의 전설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블레이드 러너 2049’ 역시 수작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작에서 그려낸 미래 사회는 이번 작품에서 독자적인 방향으로 진화했으며, 발전한 CGI는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의 인물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될 정도의 경험을 선사한다. 전작에 대한 예우와 드니 빌뇌브 특유의 연출력이 빛나는 작품이다.
가벼운 SF를 원하는 독자라면 ‘레디 플레이어 원’도 고려할 만하다. 1980~1990년대의 비디오 게임에 대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애정 어린 시선이 드러나는 작품. 가상 현실 게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려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무수한 캐릭터와 과거 작품의 오마주 속에서 자신이 과거 작품과 콘텐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에서, ‘레디 플레이어 원’은 유튜브 영화, 네이버 시리즈온, IPTV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스타 이즈 본’ ‘주디’, 함께 보면 감동 2배
지난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그야말로 퀸의 재현, 마치 프레디 머큐리가 살아 돌아온 듯한 인상을 주는 영화였다. ‘보헤미안 랩소디’만큼 대중적으로 지지받지는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 있다. ‘스타 이즈 본’과 ‘주디’다.
‘스타 이즈 본’은 ‘스타 탄생’의 세 번째 리메이크 작품이다. ‘스타 이즈 본’은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열연을 펼쳤다. 레이디 가가는 물론이고 브래들리 쿠퍼가 열창하는 노래가 가슴을 파고든다. 성공과 사랑, 그리고 상실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펼쳐지는 좋은 작품이다.
‘주디’는 르네 젤위거의 인생 연기가 펼쳐진 작품. 르네 젤위거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전설적인, 그러나 세상 그 누구보다도 불행했던 여배우, ‘영원한 도로시’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주디 갈랜드’의 실화를 그려냈다. 타고난 음색, 노래 실력, 스타로서의 완벽한 재능을 지녔지만 누구보다도 불행하고 외로웠던 여자. 그녀가 던지는 위로가 따뜻하면서도 아프게 다가온다.
‘스타 이즈 본’을 보고 ‘주디’를 보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주디 갈랜드는 1954년판 ‘스타 탄생’의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역대 최고 ‘스타 탄생’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도, 레이디 가가도 아닌 주디 갈랜드 몫이었다. ‘스타 이즈 본’과 ‘주디’는 모두 유튜브 영화, 네이버 시리즈온, IPTV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그 외 놓치기 아쉬운 영화들
▷베이비 드라이버, 더 포스트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액션 영화를 한 편 추천하라고 한다면 기꺼이 ‘베이비 드라이버’를 선택할 것이다. 시원한 카체이싱이 일품인 영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진지한 영화를 원한다면 ‘더 포스트’를 추천한다. 스필버그 감독 영화로, ‘워싱턴포스트’가 닉슨 시절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 그것을 세상에 폭로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언론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서 논하는 흔치 않은 수작이다. 왓챠플레이로 볼 수 있다. ‘윈드 리버’는 설원을 배경으로 살인과 복수의 차가운 서스펜스에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명작이다. ‘어벤져스’ 등으로 익숙한 제레미 레너, 엘리자베스 올슨 등이 출연한다. 마찬가지로 왓챠플레이에서 만날 수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에서는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을 뽑아본다. 호러와 SF적 상상력의 결합, 정확히는 ‘러브크래프트’식의 공포, 외계의 존재에 대한 신비와 왜곡, 상상을 뛰어나게 그려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7호·추석합본호 (2020.09.23~10.06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