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마켓 갑질 논란①]구글 앱 통행세 30% 갈등…'인앱 결제' 뭐길래
수수료 부과 논란은 '인앱 결제' 아닌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
30% 수수료, 시스템 운영비용 소요 및 신용카드·통신사와 배분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2020-09-14 06:15 송고 | 2020-09-14 09:44 최종수정
편집자주 "Don't be Evil(악해지지 말자)"이 모토인 구글과 '빅브라더'에 일격을 날리며 혜성처럼 등장한 애플이 뭇매를 맞고 있다. 구글은 사악해졌고 애플은 또 다른 빅브라더가 됐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처음 내놨을 때만 해도 '모바일 월드'는 없던 세상이다. 애플과 구글이 각각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앞세워 내놓은 앱마켓은 초기엔 '개발자들의 천국'이었다. 해외 이용자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해외에 갈 필요도 없었고 어렵게 각국마다 결제시스템을 만들 필요도 없었다. 그저 본연의 개발 핵심에 집중하면 그만이었다. 수수료로 30%를 애플과 구글에게 주는 게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개발자들의 '조력자'였다. 문제는 10년가량의 세월이 흐르면서 전세계 개발자들을 키운 앱마켓은 이제 생태계를 흔드는 '황소개구리'처럼 비대해졌다. 조력자가 ‘포식자’로 변해버린 지금, 전세계가 ‘플랫폼 독과점’ 논란으로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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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글로벌 골리앗' 구글의 앱 수수료 30% 확대 부과 방침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구글이 애플처럼 모든 앱에 강제한다는 '인앱(In App) 결제' 방식은 도대체 무엇일까.
구글은 현재도 게임 외 모든 앱에 두 가지 예외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는 이미 약관에 명시된 내용이다.
다만 '인앱 결제'와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는 다르다. 인앱 결제는 말 그대로 '앱 안에서의 결제'다. 네이버웹툰 앱 안에서 웹툰 유료 회차를 보기 위해 쿠키를 구매한다면 이것도 인앱 결제다.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는 각 앱 안에서 구글 플레이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결제한다는 의미다. 구글이 만들어놓은 결제 시스템 내에서 각국의 신용카드, 각종 간편결제, 이통사 소액결제 등을 통해 결제되는 방식이다.
현재 구글 플레이 수수료 정책에 따라 국내 게임 앱에는 예외 없이 이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 방식이 적용된다. 이용자가 구글 플레이에 입점한 모든 게임 앱에서 유료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선 이 전자 결제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구글은 이 과정에서 30% 수수료를 떼간다. 구글이 강제하고 30%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은 '인앱 결제'가 아닌 정확히는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인 셈이다.
◇ 실물 재화 구매·아웃앱 결제 때만 '예외' 적용
게임 외 앱에서 구글 플레이 전자 결제 시스템을 쓰지 않아도 되는 예외 첫 번째는 실제 상품(실물 재화) 구매를 위해서만 결제가 이뤄지는 경우다. 마켓컬리 앱에서 쌀이나 돼지고기를 사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앱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위한 결제인 경우다. 앱밖에서도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를 말한다. 멜론 웹사이트에서 무제한 듣기 이용권을 구매해 멜론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경우다. 앱뿐만 아니라 웹사이트나 TV에서 콘텐츠 시청이 가능한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앱 안이 아니라 앱 바깥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아웃앱(Out App) 결제'도 가능하다.
문제는 구글이 최근 국내 파트너사인 인터넷 기업들을 만나 이 두 번째 예외 사례를 변경하는 방안을 포함해 모든 앱에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또 구글 수수료 정책에서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가 지원하는 상품의 예'에 웹툰 등 구체적 콘텐츠 항목을 추가하는 안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갔다고 한다.
현재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가 지원하는 상품의 항목 중 '화폐, 보석, 추가 생명, 추가 플레이 기회, 특별아이템·장비, 캐릭터·아바타, 추가 레벨 또는 플레이 시간' 등 게임 관련 가상 제품은 구체적 항목으로 적시돼 있고 나머지 '앱 기능 또는 콘텐츠' '정기 결제 서비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제품' 등은 세분화돼있지 않다.
◇ 왜 구글은 게임사에만 엄격한 잣대 들이댔나
구글은 그동안 국내 게임 앱에는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 방침을 엄격히 적용, 이를 어길 경우 즉각적 제재를 가했다. 반면, 게임 외 앱에는 구글 플레이 전자 결제 시스템을 쓰지 않더라도 사실상 용인해 왔다.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완전히 분리돼있는 아웃앱 결제도 아닌 '우회결제'에 대해 용인했다는 말이다. 앞으로는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게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구글이 게임 앱에만 유독 예외 없는 태도를 취한 것에 대해 업계는 국내 게임사가 구글 플레이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발판으로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해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 양측 간 암묵적으로 고려됐다고 보고 있다.
해외 진출시, 현지화가 필수적인 비 게임 부문과 달리 게임의 경우, 언어 번역문제만 해결하면 게임 하나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
구글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100여개국의 300여개 결제수단을 통해 손쉽게 해외 유저들을 확보할 수 있어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글로벌 진출 비용으로 30% 수수료를 감내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말이다.
여기에 국내외 앱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 구글플레이에서 수수료 정책에 반발해 자체 앱스토어를 출시한 게임사의 게임 검색 자체를 교묘하게 막는 등 '길들이기'한다는 얘기가 무성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구글은 게임사에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시 6개월간 수수료 50%를 할인(즉 수수료 15%)해 주는 등 수수료 정책을 자사 서비스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규모가 큰 메이저 게임사는 1년간 수수료 30% 할인(수수료 21%)까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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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 'CES 2020'(구글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구글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2020.1.1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 30% 수수료 구글이 다 먹나?…신용카드·통신사 등과 배분
구글이 거둬들인 수수료 30%는 결제 시스템 인프라 구축과 운영비용에 쓰인다. 또 시스템에 들어온 신용카드사나 통신사(휴대폰 결제), 페이코 등 간편결제사, 해피머니 상품권 등 기프트 카드사와 나눠 갖는다.
수수료는 결제 건당 수수료와 결제 비용에 따라 부과되는 수수료 두 가지로 나뉘고 구글은 이를 중복으로 결제사에 지급한다. 다만 결제사 정책에 따라 수수료 배분 비율이 다르고, 구글과 결제사 모두 계약 관계에 따라 그 비율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글의 수수료 정책을 두고 관련 업계 불만이 고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는 실태조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공식 발표를 하는 즉시 정부가 조사에 착수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구글 입장에서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아졌다"며 "현재로서는 공식 발표 여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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