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넷플릭스 투자 콘텐츠 동남아 1위
[넷플릭스의 명과 암]④콘텐츠 투자 기여..K-한류 이끌어
독과점되면 대한민국 콘텐츠 하청기지 전락가능성도
정부 마중물, 국내 기업 공동 펀드 조성 절실
등록 2020-08-26 오전 6:05:00
수정 2020-08-26 오전 6:05:0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넷플릭스가 투자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넷플릭스가 투자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국내 통신망을 무임승차하고 있는 넷플릭스이지만 콘텐츠 업계는 환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4월 SK브로드밴드가 제기한 망 이용대가 분쟁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분쟁 조정이 진행되는 와중에 갑자기 서울중앙지법에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해 국내 규제기관(방통위)의 중재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CJ ENM·레진·음원 저작권 단체들에게는 환영을 받고있다. 돈줄이 말라버린 국내 콘텐츠 제작에 수백억 원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넷플릭스가 투자한 한국 콘텐츠들은 글로벌 유통망 넷플릭스를 타고 동남아시아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K-한류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제작하며 한국 콘텐츠 투자에 첫발을 내디뎠고, 넷플릭스가 투자한 K-콘텐츠들은 동남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7월 현재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더 킹’ ‘쌍갑포차’ 등이 1~6위 안에 랭크됐다. CJ ENM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제작비 투자로 도움받는다. 디즈니+역시 국내 콘텐츠에 투자한다면 나쁠게 없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CJ E&M,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유통에서 제휴했고, 레진 인기 웹툰 ‘D.P 개의 날’을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기로 하고 하반기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노 사피엔스’ 저자인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넷플릭스를 활용한 K-한류의 가능성을 제조업 혁신과 연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랑의 불시착 등이 동남아에서 인기를 끄는 걸 보고 K-한류 가능성을 봤다”며 “제조업에도 팬덤을 담아야 성공할 수 있다. 마음을 사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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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콘텐츠 제작기지였던 지상파방송사의 몰락 속에서 K-콘텐츠 투자를 넷플릭스에만 의존할 경우 종속이 심해져 미디어 생태계에 악영향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국내 OTT 업체 사장은 “유명 배우와 스타 작가의 몸값이 10배, 20배로 뛰어 국내 미디어 회사들은 300억, 400억 대의 제작비를 대기 어려워졌다”며 “정부가 마중물을 대고, 통신사뿐 아니라 삼성과 현대차 등 여러 국내 기업이 함께 투자하는 콘텐츠 펀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